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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은행지주 CEO 경영승계 절차 공정해야"
금융권 인사 앞두고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개최
"이사회,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최종 책임 있어"
2022-11-14 15:45:18 2022-11-14 15:45:18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내부통제 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 활동 일환으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금감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만난 것은 전전임인 윤석헌 원장이 간담회를 한 지난 2019년 5월 이후 약 3년6개월 만이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9일 라임사태 책임에 대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중징계가 금융위원회에서 의결된 직후 열린 자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이사회 의장단에게 투명하고 공정한 은행지주 CEO 승계 절차를 마련해 달라는 메시지가 연말부터 시작되는 금융권 CEO 인사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지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이 원장은 "최근 국내 금융기관의 시스템과 운영방식이 고도화된 만큼 CEO들의 의사결정이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며 "은행지주의 CEO 선임 절차, 과정에 대한 통제와 감독이 감독당국의 책임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선진화된 기준에 맞는 CEO 후보자 선임에 관한 기준, 의사소통 방법, 이사회 구성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과에 대해 영향을 미칠 의도로 마련한 자리가 아니라 운영과 통제가 적정한지에 대한 의견 공유 자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이사회 의장들에게 금융시장 위기 대응 및 미래 경영전략 수립과 이행, 건전한 내부통제 환경 조성, 지배구조 개선 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은행지주가 양적·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고 여기에 이사회의 역할도 적지 않았지만, 글로벌 금융그룹과 비교하면 여전히 규모나 지배구조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며서 이 원장은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국제기준에서도 이사회가 사업전략, 내부조직 및 지배구조, 리스크관리 및 법규준수 등에 대한 최종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은행지주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지주의 주요 당면과제와 이사회 역할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원장은 "현재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인해 경제·금융시장의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고 내년 이후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위기 상황에서도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과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사회가 대손충당금 적립, 자본관리, 자금조달·운용 측면에서 위기대응 전략을 꼼꼼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원장은 "최근 내부통제 미흡으로 인한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와 관련해 은행지주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통제 체계를 경영진에만 맡겨 놓으면 성과 우선주의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이사회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사외이사가 특정 직군이나 그룹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사외이사 임기도 과도하게 겹치지 않게 함으로써,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안정성, 독립성 제고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8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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