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수출 1%대 제자리걸음…포트폴리오 편중 탈피 절실
모바일 MMORPG·장수 IP 의존 한계…콘솔·서사 경쟁력 강화 과제
글로벌 경쟁 심화 속 장르·플랫폼 다변화 요구 커져
2026-07-13 16:21:21 2026-07-13 18:09:45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K-콘텐츠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국내 게임산업이, 수년간 성장하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는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답습하면서, 좀처럼 새로운 성장 활로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치열해지는 만큼, 플랫폼, 장르 등에 있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5년 K-콘텐츠 분야별 수출액 표.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발간한 리포트 '한류 산업 수출의 경제효과'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수출액은 86억달러로 전체 콘텐츠 수출의 57.7%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K-팝과 방송, 영화, 캐릭터 산업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규모입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1.1%에 머물렀습니다. 음악(32.4%)과 영화(19.9%), 캐릭터(12.8%) 등 다른 콘텐츠 분야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게임업계는 단순한 신작 부재보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및 장수 지식재산권(IP) 중심의 기존 성공 공식이 한계에 다다른 결과로 분석합니다. 글로벌 경쟁 환경이 바뀌고 이용자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플랫폼과 장르, 서사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 수출 둔화 배경으로 기존 주력 장르의 성장세 약화를 꼽았습니다. 김 교수는 "AAA(트리플 A) 게임이 효자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MMORPG와 1인칭 슈팅(FPS) 등 온라인 서비스 게임이 만들어내는 수익 규모는 훨씬 크다"며 "MMORPG 매출 감소가 해외 매출 감소와 수출 기여도 하락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국내 게임산업은 오랜 기간 모바일 MMORPG와 라이브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 공식을 유지해 왔습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엔씨의 '리니지' 시리즈,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등 장수 IP가 산업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형 MMORPG 중심의 성공 모델이 이어져왔지만, 이제는 한 번쯤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리니지라이크로 대표되는 일률적 제작 스타일과 확률형 아이템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산업 전반에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다양성의 시대"라며 "그동안 모바일 MMORPG에 안주해 왔던 구조가 고갈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경쟁 환경의 변화도 압박을 더하고 있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국과 일본, 한국 등 일부 국가가 글로벌 게임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경쟁력 있는 게임과 현지 이용자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경쟁 강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도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모바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PC와 콘솔, 멀티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서브컬처와 슈팅 등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개별 흥행작의 성공이 산업 전체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 회장은 "새로운 IP가 충분히 등장하지 못했고 이용자들의 피로도도 높아졌다"며 "이용자들이 해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게임을 접하면서 국내 게임의 한계 역시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경쟁력은 기술보다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이제는 서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이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와 이야기를 담아내는 '크로스 컬처 텔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김 교수 역시 "게임 소재와 스토리텔링, 서사까지 포함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롱런 IP를 만들어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잘하는 장르를 계속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세계관과 콘텐츠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며 "플랫폼과 장르 다변화가 결국 수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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