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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광고 심의 중인 공정위…유영상 SKT 대표 "이론 속도 과장광고로 해석돼 유감"
혐의 인정되면 수백원 과징금…"시정 빨랐다"
규제는 숙명이지만…"28㎓ 기지국 구축 할당 못 맞출 듯"
2023-03-28 15:33:46 2023-03-28 19:18:4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통신3사를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5G 과장·허위광고 심의를 진행 중인 것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한민국 통신사업자로서 규제는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지만, 최근 거세진 정부의 압박에 대한 일종의 항변으로 풀이됩니다.  
 
혐의 인정되면 수백원 과징금…"시정 빨랐다"  
 
유영상 대표는 28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정위의 5G 과장·허위광고 심의와 관련 통신사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당시 5G는 이론적으로 (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말한 것"이라며 "이런 부분들이 마케팅에서 일부 인용된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빨리 시정했는데도 과장 광고로 (해석)되는 부분은 유감이다"고 답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8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공정위는 통신3사의 5G 광고의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제재 수위 결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8년 5G 도입 당시 광고를 하면서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고 표시한 것 등이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는 앞서 지난 2020년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신고한 건이기도 합니다. 
 
5G 도입 초기 5G 속도는 LTE 대비 4배가량 빠른 데 그쳤습니다. 5G 도입 4년차였던 지난해 말이 돼서야 LTE 대비 6배 빨라졌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통신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통신3사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896.1Mbps로 LTE 다운로드 속도(151.92Mbps)와 약 6배 차이가 납니다.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혐의가 인정되면 통신3사는 수백원 상당의 과징금을 물어야 합니다. 
 
앞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공정위가 진행 중인  5G 과장·허위광고 심의와 관련해 "당시 상황을 너무 엄격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통신사 수장들이 정부의 높아지는 압박 수위에 항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통신사를 향한 정부의 압박은 공정위뿐만이 아닙니다. 통신 요금 인하에 대해서도 정부측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주총 진행 중 "최근 정부의 통신시장 규제가 주가에 끼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이러한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영상 대표는 "통신 규제는 대한민국 통신사업자에게 숙명"이라며 "5G 중간 요금제, 청년 요금제, 시니어 요금제를 공격적으로 냈는데, 경험상 보면 요금이 내려가면 수요가 늘어나는 부분도 존재해 일방적으로 실적에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규제는 숙명이지만…"28㎓ 기지국 구축 할당 못 맞출 듯"
 
에릭슨의 밀리미터웨이브 장비. (사진=뉴스토마토)
 
유영상 대표는 5G 28㎓ 주파수 대역 기지국 구축에 대해서는 의무 구축 수량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28㎓ 기지국 구축을)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지만 목표를 채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정부와 협의가 완료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의 28㎓ 주파수 이용 기간을 당초 이용 기간인 5년에서 10%(6개월)를 단축했습니다. 주파수 할당 조건 미이행에 대한 처분 결과였습니다. 오는 5월31일까지 기지국 1만5000대를 구축하지 못하면 KT(030200)LG유플러스(032640)처럼 이 대역 주파수 할당이 취소됩니다. 
 
28㎓와 달리 유 대표는 5G 3.7㎓ 이상 대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할당을 받게 되면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초 현재 이용 중인 대역과 인접해 있는 3.7~3.72㎓ 할당을 과기정통부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유 대표는 "(5G 3.7㎓ 대역은) 수요가 존재한다"며 "할당을 받으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중기IT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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