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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 단선 2년 평균 387건…KT, 앱으로 통신피해 줄인다
공사 중 단선으로 인한 불편불만 VOC만 연평균 5200건
작업자 만나 위험 알려야 하는데 현실적 어려움
광케이블지킴이 앱 시범 적용…7월에는 건설기계 제조사와 협업
2023-05-02 13:47:16 2023-05-02 16:53:5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021년 연말 공사 중 지하 통신 케이블 절단으로 영등포 일대 통신 서비스가 한때 중단됐습니다. 주변 인터넷 서비스뿐만 아니라 무선 통신과 일부 기업의 내부 통신망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외 공사로 인해 KT의 통신 케이블 절단 사고는 2년 평균 387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발생되는 불편불만 고객의소리(VOC)는 연평균 5200건입니다. KT는 통신케이블 절단 사고 예방을 위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통신케이블 배설 정보 제공에 나섰습니다. 
 
작업자 만나 위험 알려야 하는데…광케이블 92만㎞ 운용  
 
KT(030200)는 국내 통신사업자 중 가장 많은 통신 케이블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통신 관로는 약 14만8000㎞, 광케이블은 공중과 지하를 합쳐 약 92만㎞를 운용 중입니다. 
 
통신 케이블은 보통 땅 속이나 단자함, 건물 통신실에 설치돼 외력으로 끊어지는 상황이 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건축·토목 공사 시, 대개 굴착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지하 매설물을 훼손할 위험이 있습니다. 통신 케이블이 훼손되면 인터넷이나 전화 등 유선 서비스는 물론, 통신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는 무선 기지국도 중단될 수 있습니다. 사외 공사로 인해 통신 재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서문찬 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 부장은 2일 진행된 스터디 자리에서 "건설기계제조사, 작업자들을 한분 한분 만나 여기에 광케이블이 있으니 조심해 달라고 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조금만 부주의하면 단선 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서문찬 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 부장은 2일 진행된 스터디 자리에서 사외 공사로 인한 통신 케이블 피해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선제적으로 공사 현장을 점검해도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 KT측의 설명입니다. 언제 어떤 작업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공사의 본질적인 특성 상, 지자체에 신고되는 공사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공사 정보의 정확도에 관해 실사를 해본 결과, 두 달간 진행된 37건의 공사 중 거의 대부분인 27건이 신고가 없는 깜깜이 공사였다고 합니다. 서문찬 부장은 "깜깜이 공사를 포함해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공사가 월간 약 3000여건으로 추정되는데, 직원들이 현장에 일일이 방문해 통신 케이블을 탐지해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광케이블지킴이 앱 시범 적용…7월에는 건설기계 제조사와 협업 
 
사외 공사로 인한 통신 재난을 막기 위해 KT가 주목한 것은 '예방'입니다. 광케이블지킴이 앱을 개발하고 시범 적용에 나섰습니다. 광케이블지킴이는 공사 현장 주변에 통신 케이블이 얼마나 가까이 매설돼 있는지 확인해 주는 앱입니다. 매설 현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KT 선로 전문가와 바로 연결해 주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전국의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와 업무협약을 지속적으로 맺고, 협의회 소속 작업자들이 광케이블지킴이 앱을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건사협과 공동 안전관리 업무협약 체결 이후 만들어진 이 앱을 다운 받아 사용하는 사람은 300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평균적으로 앱을 통해 광케이블 정보를 확인하는 건수는 500건 정도라고 서문찬 부장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앱 활용도 측면을 보면 3000명 가운데 500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는데, 단일 앱으로서 사용률 높은 걸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건설기계 제조사와 협력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들의 텔레매틱스 플랫폼과 KT 외부통신시설(OSP) 관리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텔레매틱스는 건설 기계에 탑재돼 현재 위치나 성능, 기능, 부품 이상 등을 파악한 뒤 네트워크를 통해 기계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수집된 건설 기계의 위치 정보와 OSP 관리 시스템의 통신 케이블 정보를 조합해 건설 기계 작업자가 매설 지역에 근접하면 주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서문찬 부장은 "7월 정도 되면 이러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KT는 건설기계 작업자들이 작업 중 핸드폰 사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인포테인먼트 기술과 광케이블지킴이 앱을 결합 하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 KT 관계자는 "운전석에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문자로 받던 메시지나 광케이블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테스트 중에 있다"며 "건설기계사들과 논의 중인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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