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하다더니…"대통령실에서 난리가 났어요"
"대통령실과 무관" KTV 해명과 '정면배치'
국민세금 투입된 KTV…운영은 '제멋대로'
2023-05-10 06:00:00 2023-05-10 08:44:27
(사진=KTV 나누리 포털 홈페이지 화면 캡처)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통령실에서 난리가 났어요."
 
KTV한국정책방송원(KTV국민방송·원장 하종대)은 지난 2일 <뉴스토마토>에 영상자료 사용 중단을 통보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상자료 사용 중단 조치 배경으로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는 KTV의 공식 입장과는 정면 배치됩니다. '공적 기록물'인 KTV 영상의 사용제한 통보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정책 수혜자인 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KTV 존립 자체를 스스로 흔든 행위이기도 합니다. 
 
'임시 조치'라던 KTV결국 서비스 '전면 중단' 
 
KTV 담당자는 당시 본지 측에 통화로 "뉴스토마토에서 대통령 순방 성과 관련 기사를 내보냈더라"며 "대통령실, 저희(KTV) 쪽에서 난리가 났다"고 했습니다. 순방 성과를 비판적으로 접근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임시로 뉴스토마토는 다운로드 권한을 불가능으로 바꿨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현재 그런 상황"이라며 "사태 수습이 돼야지 뭔가 (조치가) 좀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KTV는 관련 기사를 쓴 기자 실명까지 거론했습니다. 해당 기자는 천공 의혹 보도로 대통령실이 고발한 기자 중 한 명으로, 현재 대통령실 출입까지 봉쇄된 상황입니다.
 
지난해 5월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KTV에서 "난리가 났다"고 말한 '대통령 순방 성과 관련 기사'는 지난 2일 보도된 <방미 성과 '자화자찬'…태영호마저 '찬물'>이라는 제목의 보도입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 생중계를 통해 국빈 방미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녹취록 논란으로 방미 성과 부각 효과가 반감됐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 송출 직후 KTV에서 연락이 왔고, '임시'로 조치하겠다는 KTV 측의 설명과 달리, 영상자료 사용은 바로 전면 중단됐습니다. KTV에서 모든 영상자료를 다운받을 수 없도록 한 겁니다. 
 
이후 뉴스토마토에서 지난 4일 <사상 초유의 'KTV 사용제한'…대통령실 '입김 의혹'까지 불거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자, 8일 KTV에서도 반박 입장문이 나왔습니다. KTV는 "뉴스토마토에 대한 영상 이용 중단 조치는 뉴스토마토의 불법행위와 이용약관 위반에 따른 KTV의 정당한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대통령실에 난리가 났다"는 KTV 측의 이전 설명과는 상반된 주장입니다.
 
KTV는 <시사IN>과 <오마이뉴스> 등 다른 언론사에도 영상자료 사용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 모두 현 정부에 비판적 시각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곳들입니다. 지난 8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KTV 관계자는 2일 <시사IN> 담당자에게 "악의적 보도를 저희 영상을 좀 활용하면서 해가지고. 그래서 대통령실이 조금 약간 난리가 났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는 본지 측에 했던 발언과 유사합니다.
 
국민세금 투입된 '공적기록물' KTV운영은 '제멋대로'
 
무엇보다 KTV의 영상자료 사용 중단 조치는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영상 콘텐츠의 공유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하종대 KTV 원장의 인사말 내용을 비롯해 KTV의 당초 역할과 목적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TV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서 전 국민에 영상 무료 개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특정 영상자료 사용을 문제 삼고 특히 대통령이 등장하는 영상자료 사용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KTV 영상'이 공적 자산이라는 점에서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성경환 전 KTV 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KTV와 뉴스토마토가) 업무협약 맺은 대로 하면 된다"며 "제가 KTV 원장으로 있을 땐 사용 중단 조치를 아예 안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성 전 원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선 "정부가 만든 영상자료는 공적 자산이라고 생각해서 원하는 매체에 다 제공했다"고 전했습니다.
 
홍익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선 이번 KTV 문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야당에선 뉴스토마토뿐만 다른 언론사에도 중단 조치가 이뤄진 것에 대해 반발했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KTV의 영상자료 사용 중단 조치에 대해 "향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짚어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KTV의 영상자료 사용 중단 조치는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으로, 당장 철회해야 될 문제"라며 "문체위는 물론, 국정감사에서도 엄중하게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당 이개호 의원도 "KTV를 상대로 하든지, KTV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하든지 다음에 문체위가 열리면 이 문제를 따져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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