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주심, 과거 '신현성 인터뷰' 논란
일간지 기자 시절 대면 인터뷰
'불공정·뒷말' 판결 우려 불가피
2023-05-24 18:32:59 2023-05-24 19:02:31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시가총액 약 50조원이 증발한 '테라·루나 사건' 주심 판사가, 기자 시절 핵심 피고인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을 인터뷰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불가피 할 전망입니다.
 
권도형씨와 테라·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테라)의 공동 창업자인 신 전 대표는 공범 9명과 함께 지난 4월25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투자자들을 속여 최소 4629억원의 부당이익을 거둔 혐의입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명재권)에서 심리 중인데, A판사가 주심을 맡고 있습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A판사는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0년 8월 쯤 당시 티켓몬스터 대표를 맡고 있던 신 전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교포 출신인 신 전 대표의 성공 스토리가 기사 내용입니다. 다만, 기사는 내부 사정으로 A판사와 같은 소속 취재부였던 선배 기자의 이름으로 보도됐습니다.
 
10여년 전 인터뷰였지만, 당시 취재원으로 만났던 신 전 대표를 A판사가 재판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됩니다. 어느쪽으로 선고가 나든 신 전 대표나 검찰, 피해자 측이 결론을 두고 뒷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A판사가 소속됐던 중앙일보와 차이코퍼레이션의 관계도 주목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에 따르면, 차이코퍼레이션은 2021년 11월30일 현재까지 중앙일보 지주회사인 중앙홀딩스와 특수관계 회사였습니다. 신 전 대표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처조카입니다.
 
형사소송법 24조는 "법관은 '불공평한 재판이 염려가 되는 사유가 있다고 사료한 때'에는 재판을 회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관 시절 여러 대형 사건을 재판했던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적인 회피나 제척사유는 아니지만, (판결에)구설이 남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액과 사건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피고인 측이나, 검찰 또는 피해자 측에서도 판결에 승복하기 어려울 거라는 겁니다.
 
다른 법관 출신 변호사도 “불공정 시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법원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관계자는 A판사가 이번 사건 심리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특별히 문제되는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신 전 대표 등 '테라·루나 사태' 피고인들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2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인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지난 3월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 전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전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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