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양패키징, 신용전망 하향됐지만…반등 기대하는 까닭
원재료비 급등이 수익성 발목 잡아…1분기 영업손실 기록
지난해 투자 부담 확대로 FCF 209억원 유출…올해도 지속
다만, 원재료비 하향에 판가 조정 기대…투자도 마무리 단계
2023-06-20 06:00:00 2023-06-20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16: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삼양패키징(272550)은 실적 부진과 설비투자 부담이 겹치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 됐지만, 전망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제조원가가 상당부분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16일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삼양패키징의 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삼양패키징의 영업실적 부진과 설비투자 부담 지속으로 재무안정성 개선에 속도가 나지 않았고, 중단기적으로 잉여현금 창출이 제약적일 것으로 판단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은 한기평이 2021년 5월 제시한 신용등급 전망 하향 트리거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당시 삼양패키징의 'A-/안정적' 변동 기준을 제시했다. △개별 기준 상각 전 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이 0.5배 초과 상태가 지속되고 △차입금의존도 27.5% 초과 상태를 지속할 경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할 것을 명시했다.
 
삼양패키징의 올해 1분기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6.6배, 차입금의존도는 31.8%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실적 악화로 현금이 빠져나가고 투자 부담이 늘면서 차입금을 축소할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투자 부담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 개선 기대감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삼양패키징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제조원가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변동 원인 '원재료비'…국제유가 흐름과 관련 깊어
 
삼양패키징은 국내 최대 페트(PET)병 제조업체로 알려져 있다. 주요 전방산업인 식음료 업종은 경기 민감성이 크지 않아 수요 변동 폭도 좁은 편이다. 특히 롯데칠성(005300)음료, 코카콜라음료, 광동제약(009290), 하이트진로(000080) 등 국내 대형음료·OEM업체를 고정 거래처로 확보한 만큼 시장 지위도 우수한 편이다.
 
다만, 최근 실적 추이는 그리 좋지 않다. 2020년 이후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계속 줄어들면서 수익 창출력이 약화된 탓이다. 지난해 매출은 4073억원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8.6% 감소하며 거의 반토막이 났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도 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고, 7400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최근 PET병 산업은 삼양패키징과 동원시스템즈(014820)를 포함한 5개사와 중소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삼양패키징의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30%로 2021년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음료업 특성상 패키징 소재와 공법에 따라 맛이 변질될 수 있어 고정 공급선을 잘 바꾸지 않는 경향도 있어 수요와 판매는 안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양패키징의 수익성은 원재료비 변동과 연관이 깊다. 삼양패키징의 재료비 원가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원재료인 PET칩은 석유화학 제품으로, 국제유가 흐름과 연동돼 있다. 2021~2022년 국제유가 상승으로 PET칩 가격이 상승하면서 2021년에는 56.6%, 2022년에는 59.0%까지 확대됐다.
 
2020년 24.6%였던 매출총이익률은 2021년 21.6%, 2022년 17.6%로 쪼그라들었다. 원재료비 가격 변동이 워낙 급격하게 일어났고, 고정 수요업체와의 오래된 관계성을 고려하면 판매가격 조정에 어려움을 겪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설비 투자 부담 지속…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1084억원 투자
 
문제는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영업현금흐름(OCF) 유입이 축소됐고,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OCF 유입액은 2020년 772억원에서 지난해 440억원으로 축소된 반면, CAPEX는 133억원에서 518억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OCF 유입액이 CAPEX를 넘어서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유입이 이어졌는데, 지난해 역전돼 연결 기준 209억원 유출이 일어났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OCF 유출액은 22억원, CAPEX는 179억원으로 FCF 유출액이 201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양패키징이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산업 구조 변화에 발맞춰 아셉틱(무균 충전) 사업에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일반 PET병은 성숙기에 진입하고, 음료업체들도 설비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외형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 아셉틱 부문은 짧은 시간에 초고온 살균 후 냉각함에 따라 음료 고유의 맛과 보존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 삼양패키징의 아셉틱 부문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삼양패키징은 2021년 상반기까지 아셉틱 생산라인 5호 증설을 완료해 상업가동하고 있다. 현재 6호기에 총 654억원 투자가 집행 중이고, 예상 종료 시기는 올해 하반기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재활용 사업을 물적분할해 삼양에코테크를 신설했고, 재활용 사업에도 올해까지 총 430억원 고도화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김미희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투자부담이 지속됨에 따라 중단기적으로는 잉여현금 창출이 제약돼 재무안정성 개선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료비 약세로 제조원가 개선 기대
 
다행히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페트병 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인 PET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 제조원가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016360)에 따르면 6월 PET 가격은 톤당 905달러로 4월부터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올해 2분기 평균 가격은 현재까지 975달러인데, 지난해 2분기 1233달러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다. 최근 동북아 신규 공장 가동으로 공급량이 증가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삼양패키징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PET칩 가격은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작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아셉틱 6호기는 올해 하반기 투자를 마치고 상업가동에 돌입하면 외형 성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재활용 고도화 투자가 올해 6월 마무리되고 7월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재활용 설비가 풀가동하면 연 2만1000톤의 재활용 PET칩 생산이 가능하다.
 
삼양패키징은 삼양에코테크의 재활용 PET칩을 공급받아 원가 부담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SK지오센트릭에게도 공급하면서 매출 성장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패키징 관계자는 "연료비 등의 가공비 상승요인은 가격인상에 반영하고 있고, 추가적인 원가 절감 및 지속적인 판가 인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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