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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젊음·돈 다 바쳤는데"…치킨집 사장님들의 속사정
본사에 갑질당해도 불이익 무서워 '침묵'
객관적 통계치로 '본사 갑질' 여실히 드러나
국회 프랜차이즈 제도 개선 움직임
2023-07-11 06:00:00 2023-07-11 11:16:14
 
[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기사가 나온다고 바뀔게 있겠어요?", "지금 치킨 튀기느라 바빠서 다음에 할게요.", "본사에서 하지 말라고 하네요."
 
지난 한 달간 bhc, 교촌, BBQ 등 치킨 빅3 업체별 50명의 가맹점주 총 150명에게 설문 답변을 받아내기까지 가맹점주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거절의 이유입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빅 3'의 가맹점주 50명에게 받은 설문조사 결과는 가맹점주들의 혹독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객관적 통계치로 '본사 갑질' 여실히 드러나
 
5월 23일부터 6월 23일까지 뉴스토마토 유통팀은 bhc·교촌·BBQ 가맹점주(각 50명·총 15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별로 적게는 1300개에서 많게는 2000개까지 달하는 가맹점 중에 설문답변을 50개씩 받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10개 남짓한 설문 문항으로 치킨집 사장님들의 애환을 모두 담기엔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업체별로 50명의 점주들이 답해준 내용을 모아 분석해보니 몇몇 부당한 사례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객관적인 통계치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기사를 계기로 bhc·교촌·BBQ 가맹본부들이 가맹점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당장 밀려드는 배달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바쁜 점주들과 신규 업체라서 본사의 눈치를 볼수 밖에 없는 점주들도 많았습니다. 그 점주들의 의견까지 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설문에 참여한 150명의 점주들은 저마다의 고충과 불만을 설문 시트지에 작성했습니다. 본사로부터 부당한 경험이나 갑질을 당해도 개선요구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BBQ 한 가맹점주는 "점주가 개선을 요구해도 바뀌지 않을 것같고 오히려 상권조정 등 불이익이 생길 것같다"면서 본사의 갑질을 감내하고 있었습니다. 
 
bhc 한 가맹점주는 "본사의 고압적인 태도 및 보복이 두렵다. 타 치킨 브랜드와 달리 가맹점주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위기"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타사 대비 본사에 대한 불만족도가 가장 낮았던 교촌치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교촌치킨 한 가맹점주는 "예전엔 상생을 외치며 큰 갑질은 없었으나, 상장 이후 근거리 신규입점, 점주 수익 개선 등한시 등이 이어지며 점점 소통의 벽이 생기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김한규 의원 "제도 개선 위해 법안통과 주력" 
 
뉴스토마토의 '치킨 가맹점주의 눈물' 시리즈 기사가 나간 뒤 국회에서 프랜차이즈 제도 개선에 대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본사의 불합리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따른 불균등한 이익 공유, 마진 폭리, 일방적 갑질 등 절대적으로 가맹점주들에게 불리한 시나리오가 짜여 있다"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 발의한 법안 통과에 주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 개선을 위해 '필수물품 강매 금지법', '가맹본부 갑질 금지법', '차액가맹금 공개법' 등 이른바 '프랜차이즈 3법'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그는 "사실 현재까지 발의한 법안 내용들은 가맹점주들을 위해 개선할 수 있는 대부분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며 "일단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고 법을 바꾸는 것도, 공정위에서 관리·감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하지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가맹점으로부터 과다한 이익을 확보하려는 가맹본부의 인식 개선이다.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형태의 착취 구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안이 없어서" 치킨집 운영 '울며 겨자먹기' 
 
bhc·교촌·BBQ 가맹점주들 중 '계속 운영하겠다'는 답을 한 경우라도 이유는 '대안이 없어서', '내 청춘을 다 보냈다'는 답변이 예상보다 많았습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비용이 투입됐고, 마진이 적더라도 계속 가맹점을 꾸려나가지 않으면 생계가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한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외식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하나가 더 생길때마다 '노예가 한 명 더 늘었다'고 할 정도로 착취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간 매출 000만원 보장', '000만원 상당 창업지원' 등의 온갖 사탕발림으로 가맹점을 차리게 한 뒤엔 갑질과 강매로 가맹점주가 가져가야할 수익을 본사가 챙긴다는 뜻입니다. 
 
(제작=뉴스토마토)
 
실제로 150개의 설문조사 답변을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는 예상보다 본사에 대한 불만이 많았습니다. 현재 가맹 본부가 취하는 유통 마진에 대한 질문에 설문에 참여한 bhc 점주 50명(100%) 모두가 '본부가 유리한 구조'라고 답한 부분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이어서 BBQ는 78%, 교촌은 74%의 점주가 같은 답을 했는데, 이는 지난해 치킨 3사의 영업이익률 순위와 일치했습니다. 지난해 3사의 영업이익률 순위는 1위 bhc 27.95%, 2위 BBQ 15.31%, 교촌 0.5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가맹점주에게 돌아가야할 이익을 본사가 많이 가져갈수록 가맹점주들의 불만은 치솟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글자 그대로 본사와 가맹점 모두 '상생'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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