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포스코 미래투자)②막대한 수소환원제철 투자, 어떻게 감당할까
2030년경 시작 예상되는 수소환원제철 투자 '부담' 전망
투자재원 차입시 차입금의존도 높아져…차입 조달 '필요'
차입금의존도 25% 기록…추가 조달시 재무상태 악화 우려
2024-02-26 06:00:00 2024-02-2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8: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장인화 회장이 앞으로 리튬·저탄소·에너지라는 미래사업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사업, 철강 자회사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사업, 에너지·무역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에너지 사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각 주체들의 사업 청사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투자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IB토마토>는 향후 포스코그룹 내 각 주체들이 어떻게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재무체력을 끌어올려야 할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포스코의 친환경 투자는 전기로·수소환원제철 투자로 이뤄진다. 특히 수소환원제철에 대한 투자가 최소 2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향후 투자 진행시 차입 증가에 따른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포스코는 철강사업 수익성을 높여 재무체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포스코의 수익성 확대 방침에 대한 철강업계의 반발을 해소해야 하는 등 거쳐야 할 난관이 많은 상황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사진=포스코)
 
수소환원제철 투자에 20조원 넘게 필요할 듯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완료한 후 2050년까지 기존 고로를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등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를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수소를 사용할 경우 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월 수소환원제철 시험센터를 개소하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직 구체적인 수소환원제철 투자 금액에 대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적게는 20조원에서 많게는 30조원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에 대한 투자가 본격 시작될 경우 포스코는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포스코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8조345억원이지만, 투자규모를 고려하면 차입 등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연구를 완료하는 2030년부터 본격 설비 투자 계획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의 청사진에 따르면 수소환원제철은 2050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2030년부터 투자가 집행된다해도 매년 적게는 1조원, 많게는 1조5000억원씩 투입되는 대형 투자다. 규모가 큰 만큼 포스코도 수소환원제철 투자 등에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전해진다. 최정우 포스코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소환원제철은 단일 기업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정부 및 이해관계자들의 공감대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는 막대한 투자 비용에 대한 국가적 지원 등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지난달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서 향후 투자시 국가적 지원 가능성도 열린 상태다.
 
수소환원제철의 전 단계인 전기로 투자도 시작됐다. 광양제철소에 설치되는 전기로는 총 6420억원이 투입된다.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에도 전기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총 사업비는 1조2000억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전기로 투자금을 5억달러 규모 그린본드(녹색채권)를 발생해 조달했다.
 
수익성 확보해 체력 키우기 '난항' 전망
 
포스코는 올해부터 수익성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투자가 확대되면 보유 현금성자산이 소진되거나 차입금 부담이 커진다. 둘다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는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익성 확대를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가 필요하다.
 
포스코의 차입 부담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저탄소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차입부담 증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스코의 차입금의존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포스코의 총차입금의존도는 24.2%로 2022년 말 18.6%에서 5.6%포인트 증가했다. 그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3194억원으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1조9557억원)의 16.3%다.
 
이에 포스코는 자체 발전 등 원가절감 지속과 함께 철강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수익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철강산업은 성장보다는 정체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철강산업 성장률은 1%로 예상된다. 포스코도 주요 철강 소비 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분야도 지난해는 철강 수요가 늘었지만 올해는 수요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2년 3분기 물적분할 이후 수치만 포함
 
아울러 가격 인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가전용 강판 가격 협상에서 포스코는 당초 인상을 원했으나 동결로 방향이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 인상에 따른 국내 철강업계의 반발을 잠재우는 것도 포스코의 과제다. 포스코가 국내 철강사들에게 원료격인 열연강판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따른 파급력이 크다. 자칫 가격을 인상할 경우 수입 열연강판 증가 등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섣부른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한편 포스코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철강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철강산업이 경기를 타는 산업인만큼 경기가 회복될 경우 자연스럽게 수요 증가와 가격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포스코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수요 증가와 가격 인상이 병행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2021년 영업이익은 9조2381억원으로 2020년 영업이익(2조4030억원)의 3.8배에 달했다.
 
포스코 측은 올해 수익성 향상 방안을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지난해 철강사업에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어 올해 가격 인상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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