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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바람에도 DB하이텍 주주환원 소극적…소액주주 반발
소액주주연대, 자사주 소각 주주제안
이달 28일 열릴 주총서 표 대결 주목
2024-03-07 16:06:19 2024-03-07 18:12:49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최근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DB하이텍 소액주주들의 회사를 향한 주주환원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소액주주연대는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기업의 자기주식 소각과 관련한 주주제안을 낸 상태로, 이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의 통과 여부가 주목됩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최근 소액주주연대가 주주제안한 '자기주식 소각 권한 추가' 정관 일부 변경안을 이달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습니다. 상법상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에 해당,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통과가 가능합니다.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해당 의안은 '제2-4호'입니다. '회사는 이사회의 결의에 의해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 단 주주총회 결의가 있는 경우 이사회 결의 없이도 자기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관 제28조 2(신설)에 명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변경 목적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총회 권한에 자기주식 소각 결정 권한 포함'을 기재했습니다.
 
이는 이사회가 자사주 소각에 나서지 않는다면 소액주주연대가 의결권을 모아 직접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DB하이텍을 향해 자사주 소각 등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라는 계산도 깔렸습니다. 소액주주연대는 자사주 272만6653주를 소각하는 내용의 '자사주 소각' 제3호 의안도 주주제안했습니다. 다만 2-4호안이 부결되면 3호안은 자동 폐기됩니다.
 
DB하이텍 부천공장(Fab1) 전경. 사진=DB하이텍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는 자사주 소각 관련 안건의 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릴 전망입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DB하이텍이 지난 28일 머로우소달리코리아를 선임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무를 맡기자 일각에서는 해당 안건을 무산시키려 한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의결권 대리행사 위탁 범위는 '외국인 기관주주 대상 의결권 행사 권유업무 및 자문'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한 소액주주는 "DB하이텍은 확실한 주가 부양과 밸류업 수단인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이라며 "회사가 개인·소액주주가 아닌 지분율이 높은 외국인 기관주주만을 상대로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겠다는 것은 외국인 기관주주들을 회유해 대다수 개인·소액주주가 찬성할 만한 사안에 반대표를 얻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날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24.44%입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이에 대해 "DB하이텍은 외국인 지분이 많다"며 "이들에게도 의결권 행사 기여를 주는 것은 정당하고 당연한 절차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최근 경영혁신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주환원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 주주친화 정책 강화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 주주환원율을 30%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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