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새정부 출범, 정책 모멘텀 주목
반도체·금융·내수주 쏠림
"정책·수급이 당분간 증시 주도"
2025-06-08 06:00:00 2025-06-08 06:00:00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2800선을 돌파하면서 증시가 3000선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신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의 수급 전환이 뚜렷해지는데다, 과거보다 정책 모멘텀에 대한 시장 반응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반도체 특별법 등 자본시장 중심의 개혁을 우선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 증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2720.64) 대비 3.36% 상승한 2812.05에 마감했습니다. 새정부 출범과 맞물려 이틀 연속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하며 종가 기준으로 작년 7월 이후 11개월여만에 2800선을 돌파했습니다. 장중 한때 2% 넘게 오르며 2830선을 터치하기도 했지만 장 막판 개인의 차익실현성 물량 출회에 소폭 밀렸습니다. 이날 환율도 1358.4원에 마감하면서 7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습니다. 미국 고용·서비스 지표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에 더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원화 강세가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와 원화 강세, 외국인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증시는 상단을 더욱 넓히는 양상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코스피 상단을 2800포인트 이상으로 열어두고 있으며 하반기 중 3000선 도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수급 개선을 넘어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난 국내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구조적인 밸류에이션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PBR 기준 1배 수준은 3000포인트로 밴드 상단을 더 열어볼 수 있다"며 "최근 외국인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를 바스켓 형태로 매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 상단을 제약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환율이 1400원대~1350원대로 의미 있게 꺾이면서 외국인 수급 전환이 나타나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나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3000시대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경기 회복,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추진 시 밸류에이션 개선 가능성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의 수급 전환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과거보다 정책 모멘텀에 대한 시장 반응도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AI·반도체 중심 산업 육성, 자사주 소각 제도화, 지역화폐를 통한 내수 진작, 지배구조 개선 등에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는 100조원 규모의 AI 투자를 민관합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반도체 세액공제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는 최근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 심리를 자극했다고 평가됩니다.
 
외국인 자금은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등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에 집중됐고 상법 개정 기대에 따라 금융, 지주, 보험 업종에도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원화 강세로 수입 원가 부담이 낮아질 수 있는 유틸리티 업종도 최근 수급이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이와 함께 AI, 콘텐츠, 방산, 바이오 등 미래전략산업과 내수, 유통, 건설, 소프트웨어 업종이 정책 수혜 기대 종목군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중심의 수급 개선은 다음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AI, 반도체, 자동차, 금융, 지주 업종 등을 중심으로 정책 수혜 기대가 반영되는 가운데 원화 강세와 금리 인하 기대 등 매크로 환경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제도화가 본격화되면 외국인 유입과 PBR 멀티플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특별법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투자 심리가 달라졌다"며 정책 효과에 주목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정책 효과가 주가 상승을 주도하더라도 실적 중심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주도 수요 확대 정책이 기업 이익을 끌어올리기보다 밸류에이션만 밀어올리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위적인 리레이팅보다는 실적 기반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번 주에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중국의 수출입 및 물가지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정책 기대와 외국인 수급 개선이 국내 증시의 상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이러한 대외 지표가 단기 방향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재원 연구원은 "사실 미국 지표가 안 좋게 나오면 오히려 시장 금리가 떨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은 미국보다는 국내 정책과 수급이 시장을 더 좌우하고 있는 구간으로 보이며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부양 기대감에 증권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