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치권의 관심이 벌써부터 내년 6월 지방선거로 쏠리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지역을 순회하며 예산 보따리를 풀고 있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선거기획단을 띄우며 지방선거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집권 초에 치러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지만, 정부 중간평가이기도 한 만큼 민주당이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특히 서울·부산은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힙니다. 이 지역의 선거 결과가 지방선거 전체 승패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 '호남 다지기'…국힘 '수도권 전략 마련'
여야를 막론하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역을 돌며 지방선거 준비에 잇따라 나서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최근 '텃밭 지키기'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16일 전북을 방문한 데 이어 17일 제주, 18일 광주를 찾았습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벌써 세 차례나 호남을 방문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정치권 전면에 등장한 이후 텃밭 민심을 미리 다져놓기 위한 차원으로 보입니다. 오는 23일에는 부산에서, 30일에는 전남에서 각각 예산정책협의회를 엽니다.
국민의힘도 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단 선거 대비 조직 정비와 전략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날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위원장에 나경원 의원,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에 정점식 의원,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장에는 당연직으로 정희용 사무총장을 임명했습니다. 또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과 조정훈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수도권 이기는 보수, 어떻게 가능했나'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 선거 승리를 위해 당이 분열해선 안 된다는 주장과 '윤(석열) 어게인'을 찾으면 안 된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합니다. 특히 집권 세력인 민주당의 출마자들이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는 양상입니다.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을 외친 장동혁 대표 체제를 맞으면서 윤석열씨와 완전히 결별하지 못한 데 이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내란 사태의 종지부를 찍는다는 측면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일단 민주당이 유리한 환경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여당 유리한 선거지만…서울·부산 지역 민심 '안갯속'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라는 점에서 중간평가 의미도 있는데요. 특히 민생·경제 부문에서 현 정부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리느냐에 따라 여야의 성적표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야의 승패를 가르는 최대 승부처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입니다. 이 지역은 각각 국민의힘 소속의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은 17개 시도지사 중 호남 3곳과 경기, 제주까지 5곳에서만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때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 59.05% 대 송영길 39.23%, 부산시장 선거는 박형준 66.36% 대 변성완 32.23%로, 오 시장과 박 시장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겼습니다. 당시 윤석열정부 출범 후 얼마 안 돼서 지방선거가 진행됐기 때문에 당시 야당인 민주당 후보들에게 쉽지 않은 선거였습니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하면서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민주당에 녹록한 상황은 아닙니다. 최근 서울과 부산의 민심도 민주당의 우세를 장담하기 쉽지 않습니다.
15일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9월11~12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서울 국민의힘 40.2% 대 민주당 39.5%, 부산·울산·경남 국민의힘 44.0% 대 민주당 39.8%였습니다. 1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9월9~11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전화조사원 인터뷰)에서 서울 민주당 44.0% 대 국민의힘 24.0%, 부산·울산·경남 국민의힘 36.0% 대 민주당 31.0%로 집계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30일 특별 강연을 위해 서울시청을 방문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청사로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 오세훈 대항마 찾기 '난항'…'부산' 전재수 부상 속 보수 표심 '변수'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지만, 오 시장의 대항마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박주민·박홍근·서영교·전현희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후보 단일화 문제도 얽혀 있습니다.
부산시장 선거도 민주당으로선 후보군이 마땅치 않습니다. 박 시장을 상대로 민주당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력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보수층과 부동층 표심의 향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에선 김동연 현 지사를 비롯해 추미애·박정 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선거에서 김동연 지사와 맞붙었던 김은혜 의원이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고, 안철수 의원이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유정복 시장을 상대로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출마가 가시화되는 분위기입니다. 경기·인천 지역은 현재 민주당의 핵심 기반으로 꼽힙니다. 그만큼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강원지사와 경남지사 선거엔 이재명정부의 주요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됩니다. 김진태 현 강원지사를 상대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출마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또 박완수 현 경남지사에 맞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의 출마가 확정적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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