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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27일 18: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주택시장 침체와 PF 위기를 거치며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부지 확보와 인허가, 투자, 운영까지 직접 맡는 '데이터 디벨로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땅보다 전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산업이다. 수도권 전력망 포화와 인허가 병목, 막대한 초기 자본 부담이 맞물리면 브릿지론만 쌓인 채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는 '데이터센터판 PF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IB토마토>는 데이터센터가 건설사의 새 수익원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재무 부담으로 남을지 그 경계선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건설사들의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경쟁의 초점이 어떤 금융 구조로 자산을 보유·운영하며 장기 수익을 확보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세워 자금을 조달하고, 준공 이후에는 상면 임대료와 전력 사용료를 기반으로 장기 현금흐름을 만든다. 그 뒤에 리츠(REITs)·펀드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GS건설과 한화 등 일부 건설사들이 최근 PFV 지분 투자와 운영권 확보까지 확대하는 것은 임대료·운영수수료·지분 차익까지 가져가는 '풀체인 디벨로퍼' 모델을 노린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주)한화 건설부문이 건설한 한화시스템 ICT부문 죽전 데이터센터 (사진=한화 건설부문)
"공사비만으론 부족"…데이터센터 운영수익까지 노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2025년) 대비 2038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이 약 4배, 최대수요전력은 약 5배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건설 수요를 넘어 장기 운영형 인프라 시장 확대 신호로 해석한다.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은 일반 오피스나 주택 PF(프로젝트 파이낸싱)와 달리 'PFV-장기 임대-리츠·펀드 회수'로 이어지는 금융 구조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사업 초기에는 별도 PFV를 세워 디벨로퍼와 자산운용사, 기관투자자 등이 지분을 출자하고, 이를 바탕으로 은행·증권사 PF 대출과 메자닌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 클라우드 기업이나 빅테크와의 장기 임차 계약은 향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PF가 분양형 부동산보다 장기 인프라 금융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완공 이후에는 기업들에 서버 공간(상면)을 임대해 얻는 임대료와 전기 사용료, 네트워크·보안 등 운영 서비스 수익을 통해 현금흐름이 만들어진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이 큰 만큼 전력 효율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임대·운영 수익으로 PF 대출금을 상환하고, 이후 자산 가치와 가동률이 안정되면 리츠 편입이나 인프라 펀드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 전형적인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지어주는 역할을 넘어 직접 지분 투자와 운영까지 참여하는 것은 임대료·운영수익 같은 장기 수익까지 가져가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GS건설(006360)의 안양 '에포크 안양 센터'로 회사는 해당 사업 개발에 참여하며 PFV 지분 투자와 개발·운영까지 함께 가져가는 구조를 구축했다. 데이터센터 운영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해 상면 임대와 운영 서비스 체계까지 직접 확보했다. 자이C&A, 지베스코자산운용 등 그룹 내 계열사를 연결해 설계·시공·운영·자산운용을 묶는 '풀체인 디벨로퍼' 모델 구축도 나섰다.
GS건설은 하나은행·하나증권 등과 데이터센터 전용 PF·펀드 협력도 추진하며 초기 자금 조달 단계부터 참여 범위를 넓혔다. 업계에서는 향후 리츠 편입이나 펀드 매각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까지 염두에 둔 구조로 본다. 단순히 공사비만 받는 것이 아니라 지분 투자에 따른 수익과 개발·운영 수수료까지 함께 가져가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한화(000880) 건설부문 또한 시공 중심 사업에서 디벨로퍼형 모델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창원 IDC 클러스터 등 일부 프로젝트에서 지자체·산업단지공단·IT기업·자산운용사와 함께 PFV를 구성해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고 있다. 독립 운영 플랫폼을 전면화한 단계는 아니지만, 기존 KT 강남 IDC 등 대형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기반으로 PFV 지분 투자와 개발·금융 설계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흐름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은 일반 분양사업과 달리 준공 이후 장기간 운영을 통해 수익을 회수하는 구조"라며 "서버 공간 임대와 전력 사용, 냉각·보안·네트워크 등 운영 서비스에서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사진=현대건설)
하이퍼스케일vs엣지…돈 버는 방식 달라
데이터센터는 종류에 따라 개발 방식과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 대규모 AI 연산을 처리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초기 단계부터 전력 확보와 사업 경제성 검토, 운영사·입주사(테넌트)·투자자 유치가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실제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부지 선정과 수전 가능 용량, 인허가, 냉각 설비 구축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PF 조달과 장기 임대 계약을 연계하는 경우가 많다. 막대한 전력과 냉각 인프라, 유지보수 체계가 필요한 만큼 사실상 장기 인프라 투자 사업에 가깝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데이터센터 설계와 건축, 설비 인프라 구축 이후에도 시운전과 가동, 입주 기업 유치, 운영·관리 단계까지 긴 사업 주기를 거친다. 단순 시공 역량보다 전력 조달 능력과 운영 경험, 장기 임차 계약 확보 여부가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PFV 지분 투자와 운영권 확보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 역시 장기 임대료와 운영 수익까지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엣지 데이터센터는 도심 인근이나 통신 거점 주변에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구축되는 경우가 많아 사업 구조가 다르다. 대규모 부지 확보보다 기존 임대 공간 활용과 통신사·운영사 협력이 중요하며, 초기 투자 규모와 인허가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전력·인프라 기반의 장기 투자 사업이라면, 엣지 데이터센터는 도심형 임대·운영 사업 모델에 가까운 구조다.
데이터센터·AI 전략·투자 자문을 수행하는 PwC컨설팅 관계자는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수도권 전력 규제와 인허가 부담 등으로 신규 개발이 쉽지 않지만, 최근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연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 구축과 확장 흐름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수도권 중심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이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지방 거점형 GPU 연산센터나 중소규모 엣지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 모델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력 사정과 데이터 수요지에 따라 여러 지역에 분산 구축·운영하는 방식도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스·코람코까지 뛰어들었다…데이터센터 투자 판 커져
부동산 자산운용사들 또한 데이터센터 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이지스자산운용·코람코자산신탁·퍼시픽자산운용 등 대체투자 중심 운용사들이 개발과 운영 시장에 잇따라 뛰어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일반 오피스보다 초기 투자비는 크지만, 장기 임차 계약이 확보될 경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코어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대형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을 넘어 금융·운용 플레이어와 결합하는 형태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건설(000720)은 액티스의 영등포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해왔다.
삼성물산(000830)도 이지스자산운용의 하남 IDC 프로젝트에서 LG CNS·우리은행 등과 함께 협력 구조를 구축했다. 과거 데이터센터 시장이 IT기업과 통신사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건설사·자산운용사·금융사·클라우드 기업이 함께 얽힌 복합 투자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자산운용사들은 데이터센터를 단순 개발사업보다 장기 운영형 자산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고양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하남 IDC 등을 추진 중이다. 퍼시픽자산운용은 죽전 데이터센터를 통해 MS·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임차 구조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자산신탁 또한 안산 시화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일대 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서는 등 운용사들의 시장 진입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AI 기술 확산과 함께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이 기존 클라우드 중심에서 고성능 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당사도 직접 시공 경험과 차별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발열량과 전력 밀도가 훨씬 높아 냉각 기술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당사는 액침냉각 기술과 함께 공기 단축이 가능한 모듈러 공법 도입도 확대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선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연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 역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당사도 이에 대응해 직접 시공과 일부 투자 방식으로 국내외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시장 변화에 맞춰 관련 사업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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