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의 심장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던져진 대한민국의 승부수가 AI 거물들의 약 1400조원 협력이라는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이른바 '샌프란시스코판 깐부 회동'이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은 건데요. 이번 순방을 순조롭게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은 남미에서 경제 안보 공급망 다변화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AI 공급망 위상, '샌프란 깐부회동'
이재명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시간) 7박 11일 순방 중 첫 순방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마치고 브라질에 도착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3대 메가프로젝트의 AI 수요를 현실화하는 것으로 시작해 핵심 광물 공급망과 신시장 확보로 이어지는데요. 첫 출발인 AI 수요 창출에서 '메가프로젝트'에 걸맞은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AI 승부수의 포문은 이 대통령이 직접 열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AI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AI 공급망의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선언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난 6월 대규모 투자계획(3대 메가프로젝트)을 발표하고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세계 반도체 공급을 책임지는 다극 생산 거점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AI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핵심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세계적인 AI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이 자리가 특별한 건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기업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겁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와 네이버까지 합치면 기업가치는 2경원에 이르는데요. 단순한 기업가치를 떠나 이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던 배경에는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반도체에서만 1400조원 규모의 협력이 약속됐는데요. 네이버도 엔비디아, 브룩필드와 각각 투자 협약을 맺었고, 현대자동차그룹도 엔비디아·웨이모와 각각 로봇 개발과 자율주행차 파운드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최대 5GW 규모의 국내 AI데이터센터 구축 협력도 포함됐습니다.
또 이 대통령과 한국 재계 및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CEO)·경영진들이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직후 작은 식당가에서 병맥주를 부딪 장면은 이른바 '깐부 회동'을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며 '다음 세대의 삼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25일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밋업'에 참석해 "두 나라의 강점이 결합된다면 우리는 다음 세대의 삼성과 현대, SK, 네이버, 그리고 세계를 선도할 새로운 글로벌 혁신 기업을 함께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행사에는 대형 벤처캐피털 6개사가 참석했는데요. 벤처캐피털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사입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스타트업이 미국의 자본과 시장을 만나고, 미국의 투자자와 혁신 기업이 대한민국의 기술, 제조, 인재 생태계와 연결될 때 양국은 앞으로의 30년을 함께 만들어갈 혁신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세계 혁신과 벤처투자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의 미래를 논의해 매우 뜻깊다.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날 국민연금공단은 이들 벤처 투자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미 혁신 생태계 간 전략적 협업을 위한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양국의 혁신 기반 투자 기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신시장 개척부터 광물 공급망까지
두 번째 순방지인 브라질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신시장 개척과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로 시선을 돌립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이동 전 X(엑스·옛 트위터)에 "대한민국 실용외교의 지평을 남미로 넓히고, 미래 성장의 기반이 될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뜻깊은 여정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에페 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회원국들은 농업, 식량 생산, 에너지, 핵심 광물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국이며, 한국은 첨단 제조업, 디지털 기술, 조선, 배터리, 혁신 분야의 글로벌 선도국"이라며 "이러한 강점을 결합한다면 양 지역 모두에 도움이 되는 회복력 있는 가치사슬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교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일수록 각국에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명확한 규범과 상호 신뢰에 기반한 무역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한국-남미 협력은 단순히 제조업 제품을 통해 천연자원을 교환하는 관계로 정의돼서는 안 되며, 혁신과 투자, 기술, 그리고 인재를 통해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26~29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상파울루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 행사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후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거쳐 남미의 핵심 광물 분야 협력에 나섭니다.
또 2004년 체결·발효된 우리나라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도 현대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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