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렸는데 유가 100달러…식음료 '마진 쇼크'
하반기 잇단 가격인상…원재료·포장재·물류비 '삼중 부담'
2026-07-24 15:33:22 2026-07-24 17:06:19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현지시간 23일 기준)를 다시 돌파하면서 식음료업계의 원가 부담이 또 한 번 커질 전망입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를 고려해 가격 인상을 미뤄왔거나 최근 인상을 단행한 기업들마저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앞서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부담을 일부 상쇄하려 했지만, 국제유가 급등으로 제조원가 전반이 오르면서 업계 전반에 '마진 쇼크'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가 2개월여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재돌파한 2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국제유가 지수가 표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하반기 들어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고 있습니다. 농심은 다음 달 1일부터 43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할 예정입니다. 주요 용기 라면과 스낵, 음료 제품의 출고가는 평균 6.0~7.7% 인상됩니다. 라면 가격 조정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5개월 만입니다. 다만 라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봉지라면 전 제품은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 다음 달 2일부터 도너츠 39종의 가격을 평균 6.5% 오릅니다. 페이머스 글레이즈드와 카카오하니딥은 기존 1700원에서 1900원으로, 크림 브륄레 도넛은 4100원에서 4200원으로 오릅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오는 31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이 조정됩니다. 데일리우유식빵은 200원, 뚜쥬맘계란토스트는 300원 인상되는 등 총 76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이 오는 31일부터 평균 8.2% 오를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CJ제일제당 등도 여러 품목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적자까지 걱정되는 상황"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의 대표 지표 중 하나인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국제유가 급등은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식음료업계에서 사용하는 페트병과 알루미늄 캔, 비닐 포장재 등 부자재 가격도 상승 압박을 받을 전망입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나프타 가격은 이달 들어 20% 이상 급등했습니다. 브렌트유 가격 상승으로 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들은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늘어난 포장재와 물류비 부담을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입 원자재 가격은 전년 같은 달 대비 38.9% 상승했습니다. 중간재 가격도 26.8% 상승했습니다. 수입 원자재 가격은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올라왔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하반기 수익성 확보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 흐름이 다른 업체들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맹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르면서 가맹점주의 부담도 커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가 부담이 지속되면 영업이익 감소를 넘어 적자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연초부터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물가 안정을 고려해 버텨왔고, 더는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러 가격을 현실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악화하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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