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직격탄 피하자…한국투자증권, 8300억 회사채 리밸런싱
실적 직결되는 FVTPL 축소…362억 평가손실 방어
한은 기준금리 인상 릴레이…위험 회피 택하는 증권가
2026-07-24 14:45:01 2026-07-24 14:45:0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단 한 분기 만에 83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투자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으로 집중시키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단행했습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이 영업실적에 타격을 주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되는데, 실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져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당기손익(FVTPL, Fair Value Through Profit or Loss) 회사채 잔액은 지난해 말 21조3874억원(이하 연결 기준)에서 올 1분기 말 20조2788억원으로 약 1조1000억원 이상 축소됐습니다. 반면 장기 보유 성격인 기타포괄손익(FVOCI, Fair Value Through Other Comprehensive Income) 회사채는 전기 말 1조2478억원에서 1분기 말 2조709억원으로 8231억원이나 폭증했습니다. 국제회계기준상 기존 FVTPL 자산을 FVOCI로 임의 재분류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됩니다. 즉, 기존 FVTPL 회사채를 매각이나 만기로 소진시키면서 신규 투자 여력을 FVOCI 회사채 매입에 투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1분기 중 FVOCI 계정에 담긴 채무증권(회사채 등)에서는 362억여원의 평가손실이 계상됐습니다. 만약 해당 손실이 FVTPL에서 발생했다면 당기손익을 깎아내렸을 것입니다. FVOCI에서는 평가손실이 재무상태표의 자본(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로만 처리됩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회사채 평가손실은 더 커질 수 있었던 만큼 회계전략은 유효했습니다. 한국은행은 0.25%포인트 인상했고 KB국민은행(최고 3.20%), 신한은행(3.20%), 우리은행(3.20%), 케이뱅크(3.71%) 등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이 뒤따랐습니다.
 
이처럼 금리 인상 리스크 앞에서, 증권업계는 선별 투자에 나섰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유동화증권 발행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습니다. 특히 PF대출채권 발행 금액이 21.5% 증가했으나, 이는 부실 PF 사업장 구조조정이 진행된 가운데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본 PF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기업매출채권 유동화 역시 22.1% 증가했지만, 세부적으로는 A2+ 이하 등급 기업구매대금채권 발행 금액은 감소한 반면, A1 등급 기업구매대금채권 발행 금액이 2025년 상반기 11조4000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17조원으로 대폭 증가하며 우량 기업 쏠림 현상을 보였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중 12개월 기대신용손실 명목으로 10억3377만원의 손실충당금을 새롭게 쌓았습니다. 1분기말 누적 충당금은 19억7105만원입니다.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해 선제 대응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부동산 PF 기초자산과 밀접한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잔액은 작년 말 5조6742억원에서 1분기 말 4조5839억원으로 1조원 넘게 급감했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기업 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은 7조6595억원에서 8조2773억원으로 늘었고, 대출금은 1조1633억원에서 1조3700억원으로 17.8% 증가했습니다.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자산 잔액은 동일하게 유지됐습니다. 딜 가뭄과 부동산 리스크 속에서, 증권사 IB 부문이 무리한 메자닌 편입이나 단기사채 확장을 지양하고, 기업금융을 통해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PF 호황기처럼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기보다는 옥석 가리기를 통해 자산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시기"라며 "자본 건전성을 지키면서 전통적인 신용공여 위주의 안전마진을 확보하려는 대형사들의 보수적 운용 기조가 하반기에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한국투자증권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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