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성과급 문제로 인한 갈등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카카오 노사가 결국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에 교섭이 최종 결렬된 카카오 본사와 4개 계열사 노조는 창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전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 직후 분당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했습니다. 노조는 오는 6월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1200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섭이 결렬되면서 쟁의권을 확보한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공동 파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파업 등 단체행동의 방법과 구체적 일정 등은 아직 논의 단계라는 게 노조 측 설명입니다. 카카오지회 측은 "조합원들과 함께 6월 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카카오 노사는 임단협 교섭에서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보상 체계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노조는 지난 7일 교섭이 결렬된 이후 경기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18일 조정 절차에서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전날 진행된 2차 조정에서도 노사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서승욱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지회장이 27일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2차 조정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관계자들이 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사는 조정 과정에서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 보상 수준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산입 여부 등 성과급 문제를 두고 끝까지 입장을 달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 측은 RSU를 포함해 영업익의 10% 수준의 성과금을 제안했고, 노조는 RSU와 별개로 영업익의 13~14% 성과금 지급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RSU는 재직 기간 등 조건의 충족되면 회사 주식을 지급하는 성과 보상 제도입니다. 카카오는 1년 이상 근속 시 약 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는데, 노조 측은 RSU가 연간 성과급 지급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카카오 노조는 성과 보상 제도를 개선하는 문제뿐 아니라 카카오 그룹 차원의 경영 쇄신과 노사 간 신뢰 회복이 절실하단 입장입니다. 노조 측은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 퇴진은 카카오 경영 쇄신이 필요하다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홍 CPO는 카카오톡 업데이트 논란과 부적절한 노사 관계로 근로감독까지 촉발시켰지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가 그냥 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노조의 파업 가능성 등 내부 불확실성이 커진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정 대표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아직 입장 차이를 충분히 좁히지 못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결국 카카오 안에서 함께 일하며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할 크루"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차이를 대화로 풀어가며 다시 하나의 카카오로 힘을 모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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