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종 승인 '막판 진통'…미국도 이란도 '벼랑 끝 전술'
개전 90일 종전 MOU 합의 지연…소규모 공습 반복
2026-05-31 15:23:12 2026-05-31 15:29:17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90일을 넘겼지만, 여전히 양국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는 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종 승인 절차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합의 조건을 강화해 이란 측에 다시 수정 사항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곳곳에서 군사적 충돌이 예고되는 등 양측의 '벼랑 끝 전술'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실(Cabinet Room)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MOU 불승인…이란에 '재요구'
 
3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MOU에 담긴 잠정 합의 조건을 강화했으며, 수정 사항이 담긴 문서를 이란 측에 발송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종전 MOU 승인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별도의 발표 없이 회의를 종료한 바 있습니다.
 
이때 논의한 종전 MOU 잠정 합의안에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60일 추가 연장하고, 이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집니다. 또 60일의 추가 연장 휴전 기간 동안 양국은 이란의 비핵화 방안을 최종 협상하고 미국은 협상 진전에 따라 대이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 문제 검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합의안의 최종 승인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MOU 내용을 수정한 건 국내 정치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에 막대한 양의 현금을 주었고, 핵무기로 가는 명확하고 열린 길을 제공했다"면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거세게 비판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번 합의안 내용이 공개된 이후 사실상의 '맹탕 합의'에 대한 비판이 공화당 내부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애초에 전쟁을 왜 시작했는지 의문이라는 취지의 비판을 내놨습니다. JCPOA와 다를 게 없다는 겁니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수정안의 내용은 확인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에 이란에 대한 자금 동결 해제 조치가 포함된 점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이란과 JCPOA를 체결할 때 합의의 대가로 이란에 17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현금으로 줬고, 합의 대가로 해제된 동결 자산까지 합하면 총 지원금액은 1500억달러(약 225조원)에 이른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은 추정치에 더해 과한 해석이 담겼지만, 오히려 당시의 상황보다 전쟁을 개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비슷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요구대로 동결 자산을 해제하면 최대 200억달러(약 30조원)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군사 개입 재개 준비"…이란 "군사 보복"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MOU 최종안에 대한 재수정을 요구하는 사이 양측의 '벼랑 끝 전술'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27일 미군은 이란의 드론을 요격했고 군사 시설을 공습했습니다. 이때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에 위협이 된다며 이란의 공격용 드론 4대를 격추시켰습니다. 여기에 이란의 5번째 드론 출격이 준비 중이던 남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의 지상 관제소 또한 공격했습니다.
 
다음날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러한 일이 반복된다면 더 결정적인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후 이란은 쿠웨이트에 위치한 미군 중부사령부에 미사일을 발사, 요격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남았던 시기인 만큼, 양측의 공방에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다만 30일 IRGC는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이른바 '운영권'에 미군이 간섭한다면 엄격한 군사적 보복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IRGC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 전함들에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봉쇄 중이며 이곳의 통항은 IRGC해군으로부터 받은 허가가 있어야만 할 수 있고,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다"라는 경고 방송을 했습니다. 
 
이란은 또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놓고 페르시아만해협청을 통해 선박당 최고 200만달러(약 30억원)에 달하는 해협 통행료 징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방국이나 관계가 양호한 나라의 선박은 통행료 없이 '협의'를 거쳐 선별적으로 통과를 승인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미군의 이란 해상 봉쇄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종전 협상 결렬 시 군사 개입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 역시 양국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도로 이란 내에 매몰된 고농축우라늄을 미국 주도로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반면 <CNN>에 따르면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이란은 농축우라늄을 제3국으로 이전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기존 제안에 대한 '신속한 수용'을 요구하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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