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종합 대책의 큰 방향으로 보유세 강화와 공급 확대를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선 지난 1년간 집값 상승과 더불어 전월세 시장마저 불안해진 상황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시장 안정화를 꾀하기엔 이미 정책 실효성이 바닥을 드러냈다고 지적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투기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아무도 일하려 하지 않고, 근로 의욕을 훼손하며 경제 구조를 통째로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책의 큰 방향으로 △공급 확대 △투기 수요 억제 △금융·세제 정상화 등 세 축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과 신축 공급에 속도를 내는 한편, 거주 목적이 아닌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을 높여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며 보유세 부담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 불가 대한민국'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 정부 출범 이후 시장은 정책이 유도하는 방향과 반대의 결과로 움직였습니다. 뉴스토마토가 부동산114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전체 집값은 9.87% 올랐고, 강남 4구는 11.10% 상승했습니다. 강남 4구 외 지역도 8.79% 올라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퍼진 반면, 수도권 외 지방은 1.74% 상승에 그쳐 양극화는 더 심화했습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끝난 지난달부터는 상승폭이 더 커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올라 6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강남 3구뿐 아니라 동대문구(0.37%) △성동구(0.35%) △성북구(0.34%) 등 외곽까지 서울 평균을 웃돌며 상승세가 번지는 양상입니다. 전셋값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주택자 매물 잠김으로 전세 물량이 줄면서 학군지와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같은 주 0.29% 올랐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을 과도하게 허용한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전세 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은 비정상적 구조가 바로잡히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진단했습니다. SNS를 통한 구두개입이 시장 상승 억제에 효과가 있었다는 인식도 드러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규제지역·대출 억제책 외에도 주택 조기 공급을 통한 공급 확대의 일관성을 유지했다"면서도 "7월 세제 강화 시그널과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거래 소강과 매물 잠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견조한 가격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전세가격 상승 역시 공급 부족의 단기 해소가 쉽지 않아 월세화와 오름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 억제만으로는 가격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물량이 없는데 보유세 강화 카드를 꺼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의 구두개입에 대해서도 "실제 시장에서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았다"며 "구두 메시지가 나오면 정책 설계 이전부터 수요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해 가격 오름폭도 빠르고 높았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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