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조선·해운업계가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인공지능(Agentic AI)’을 전면에 내세우며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히 전환하고 있습니다. 인구절벽과 경쟁 심화라는 생존 위기 속에 데이터와 플랫폼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는 AI 전환(AX) 역량이 미래 해사 산업 주도권을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11일 서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KR 창립 기념 'AI 기반 K-해사 리더십 강화' 세미나에서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1일 한국선급(KR)은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창립 66주년 기념 기술 세미나를 열고 ‘AI 기반 K-해사 리더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영석 KR 회장은 “전 업무 영역에 AI를 도입해 AX를 추진하고 있다”며 “KR은 축적된 규칙과 선박 데이터, 기술 검증을 바탕으로 검사, 승인, 인증 등 선급 핵심 비즈니스를 고도화해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조강연을 맡은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009540) 사장은 조선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극복할 돌파구로 ‘플랫폼 기반 제조 혁신’을 제시했습니다. 김 사장은 “과거 100만명대였던 출생 인원이 최근 25만명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지방 제조업 블루칼라 인력이 10년 내 50% 이상 부족해질 것”이라며 “중국은 피지컬 AI를 국가 핵심 과제로 지정해 바짝 추격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선박’으로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현재 조선업은 설계와 생산이 단절돼 있어 조선업의 복잡한 설계도를 AI가 완전히 인식해 설계와 생산 공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제조 환경을 사전에 검증하고 생산을 최적화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현장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피드백되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현장에 도입한 선박 블록 운반용 고리 부품인 ‘러그(Lug) 자율 제조 시스템’은 작업 시간을 60% 이상 단축하고 품질 편차를 없애는 등 성공적인 실증을 거쳐 핵심 기술 특허 7건의 등록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KR 창립 기념 'AI 기반 K-해사 리더십 강화' 세미나에서 이영석 KR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유현경 MS 부사장은 단순히 AI 비서를 활용하는 단계를 지나 향후에는 사람이 방향을 설정하고 ‘AI 에이전트’가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체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개별 임직원의 업무 루틴을 이해하는 워크 IQ(Work IQ), 기업 전반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패브릭 IQ(Fabric IQ), 지식 자산을 검색하고 응답하는 파운드리 IQ(Foundry IQ)를 융합해 엔터프라이즈 AI 통합 지능을 구현해야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MS가 제시한 AI 비전은 KR과의 파트너십을 거쳐 해사 산업 현장에 직접 구현될 예정입니다. 양사는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기술 도입을 확대하며 검사·인증 업무를 자동화하고, 조선·해운업계를 위한 맞춤형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김대헌 KR 부사장은 AI 도입을 넘어 업무 운영체제(OS) 자체를 재설계하는 AX 전환을 선언하며 설계 특화 엔지니어링 솔루션 ‘안데(ANDDE)’와 AI 에이전트 플랫폼 ‘마리노트’를 공개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방대한 선급 규정과 국제 협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설계자에게 근거를 갖춘 의사결정을 자동 추천하는 기술입니다. 김 부사장은 “싱가포르 국방과학기술국과 전략적 기술 협력을 맺고 자율운항 해양 시스템의 신뢰성 검증 체계 고도화에도 착수했다”며 “조선과 해운, 항만 물류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 처리하는 해사 데이터 센터를 바탕으로 선박 성능 분석과 온실가스 규제 대응 등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을 연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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