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IPO)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와 구글이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할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몸체’인 현대차, ‘두뇌’인 엔비디아, ‘지능’인 구글이 결합해 테슬라를 대항하는 전선을 형성하겠다는 방향성이 거론됩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냉장고를 통째로 전달하는 영상을 공개함. (사진=현대차)
12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약 9.5%를 보유한 소프트뱅크의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시한이 이달 20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약 6억6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7300억 원)에 인수할 당시, 4년 내 IPO를 추진하기로 계약에 명시했습니다.
이 4년 시한은 2025년 6월에 이미 만료됐고, 이후 1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소프트뱅크는 풋옵션을 행사해 현대차에 잔여 지분 매도를 강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역설적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IPO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가지 입니다. 첫 번째로는 △예정대로 나스닥 IPO를 추진해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방안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을 전량 인수해 완전 자회사화하는 방안 △상장과 지분 정리를 병행하는 방안입니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 보유 지분을 엔비디아·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 넘기며 사업 시너지를 도모하는 세 번째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양사는 이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기술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입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미디어데이에서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가속화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력과 구글 딥마인드의 로봇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결합입니다. 양사는 복잡한 로봇 제어와 조작을 위한 인공지능(AI) 모델 연구에 협력할 계획이며,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장벽으로 꼽혀온 안정성과 신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같은 시기 공식화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CES 2026에서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비전을 공동으로 실현할 전략적 파트너십을 소개하며, 엔비디아의 AI 인프라·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두 빅테크 기업 모두 기술 협력에서 지분 참여로 관계를 심화할 명분이 있는 셈입니다.
이 같은 구도는 테슬라와의 경쟁 구도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축으로 한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연간 3만대 양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테슬라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앞세워 로봇 및 자율주행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어, 양측의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MG글로벌을 통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90% 가량을 간접 보유한 현대차그룹 및 정의선 회장은 지분 희석을 감수하더라도 구글 등 외부 SI 영입을 적극 추진하는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며 “로봇 생산 규모가 잠재적으로 10만 대 이상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현재 100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밸류에이션의 추가 상향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올해 1월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IPO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다만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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