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수순에 '합수기구 수사' 방안 청와대로 개진
검찰 "수사권 폐지하면 현행 합동수사기구 운영 어려워"
"형소법 개정안에 '합동수사기구 근거' 규정 마련" 제안
마약·보이스피싱·금융증권 등 '예외적 수사권' 필요 주장
법조계 "합동수사 필요" 대 "중수청·국수본서 대처 가능"
2026-07-02 14:58:50 2026-07-02 15:37:07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검찰이 민생과 직결되는 보이스피싱·마약 등 일부 범죄에 한해서는 '합동수사기구'를 통한 예외적 수사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개진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청 폐지를 전제로 한 검찰개혁 방향과 보완수사권 폐지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이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예외 조항을 만들고 수사 역량 공백을 막아야 한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권 지키기' 꼼수로, 검찰개혁 취지를 흐린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4월3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사진=뉴시스)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과 청와대에 합동수사기구 마련 근거를 형소법 개정안에 넣어달라는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최근 총리실이 형소법 개정안의 공을 국회로 넘긴 것과 맞물려 검찰은 향후 청와대뿐만 아니라 국회에도 이런 요청을 적극 개진할 걸로 보입니다. 
 
검찰이 합동수사기구 설치와 예외적 수사권 인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주요 분야는 △마약 △보이스피싱 △금융·증권 △기술 유출 △공정거래 범죄 등입니다. 정부가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미 합동수사기구를 출범시킨 분야는 물론 검찰의 수사 전문성이 축적된 공정거래와 기술 유출 범죄까지 합동수사 틀 안에서 소화해야 한다는 구상입니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합동수사기구는 △보이스피싱 △마약 △가상자산 △금융·증권 △국가 재정 △불법 의약 범죄 등 9개입니다. 각 기구별로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10명이 넘는 검사들이 파견돼 수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공정거래 사건의 경우 검사가 수사한다고 해서 사회적 폐단을 가져오는 사건의 부류는 아니고, 검찰이 특화해 성과를 많이 내고 있는 분야"라며 "수사권 남용 등 부작용이 발생할 문제가 없다고 보이는 부분에 한해서는 수사권을 열어둘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설탕·밀가루 등 담합 사건을 수사해 약 10조원 규모의 담합 사실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월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이 큰 성과를 냈다"며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기존의 합동수사기구들이 현행대로 굴러가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에게 수사기관이 어디까지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야 할지 법적으로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동 중인 합동수사기구들 역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입니다.
 
또 다른 검사는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수사에 관여하고 이야기하는 건 가능하지만,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에 관여·개입하는 행위가 정당할지 모르겠다"며 "합동수사기구를 통한 예외적 수사권 이야기는 그 많은 합동수사기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 답을 내달라고 하는 취지"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 역시 "설령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 하더라도 수사 정보를 공유하고, 검사가 법리적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은 필수적"이라며 "합동수사기구의 법적 근거를 신설해 검찰과 경찰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정부가 '보완수사권 폐지'로 입장을 정한 마당에 예외적인 수사권을 인정해 달라는 검찰 요구가 수용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검찰개혁추진단 사정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도 "추진단은 (검찰 측에) 보완수사권이 없어지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을 경우 어떻게 해야 제도를 내실화할 수 있을지를 물어본 적 있다"면서도 "(검찰이 제안한 합동수사기구 근거 규정 마련안에 대해선) 검토만 하고 실제 정부안엔 반영하지는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이 논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심각해진 금융·증권 사건을 새로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만 전적으로 맡길 경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이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 협력해 합동수사를 해낼 수 있는 제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역임했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검사들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형소법을 개정하는 마당에 공정거래나 금융 등 특정 범죄를 지목해 검사의 예외적 수사권을 두는 건 맞지 않는다"며 "주요 사건은 중대범죄수사청이나 경찰청 국가수본부에서도 열심히 하려 할 것"고 말했습니다. 합수기구를 통해 예외적인 분야에선 검찰 수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검찰개혁 입법 취지를 흐리는 꼼수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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