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그림자 '아른'…부동산 변곡점은 '7월 세제 개편안'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과거 부동산 실패 답습 '기로'
2026-07-20 17:22:22 2026-07-20 17:32:05
[뉴스토마토 박주용·윤금주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이재명정부에서도 문재인정부 당시의 부동산 실패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문재인정부에 이어 부동산 실패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경고음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7월 중에 나올 세제 개편안이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성패를 가를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집값 상승세, 문재인정부에 '근접'…부동산 평가도 '낙제점'
 
20일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와 월세 시장도 불안한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매매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이동하고, 다시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초반부터 '집값과의 전쟁'을 선언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2월 초 이후 7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7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30% 상승했습니다. 이는 서울 아파트값이 85주 연속 올랐던 2020년 6월~2022년 1월(문재인정부 임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긴 기록입니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상승 분위기라면 역대 최장기 상승 기록마저 갈아치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6월30일~7월2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전화면접 방식)에 따르면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6%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월 조사(27%) 때보다 19%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에선 이날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23일 열리는 청와대 부동산 대토론회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초청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28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고도 집값 안정화에 실패했던 만큼, 이재명정부도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노무현, 문재인정부에 이어 이 대통령에게도 부동산 실패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고 비판했습니다.
 
부동산 시장 업계에서도 이재명정부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답습할 것인지 기로에 섰다는 진단입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재명정부에서 향후 부동산 정책의 기조를 바꿀 의지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문재인정부 때보다 정책 기조는 더 나빠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재명정부에선 전세 대출도 규제하고 있는데, 문재인정부 때와 다르다"며 "문재인정부 땐 서민 주거 안정, 세입자 보호란 개념이 있었는데 현 정부에선 그렇지 않다. 더 안 좋아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기 위해 상춘재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토론회 계기 분위기 전환…7월 세제 개편 '분수령'
 
이런 상황에서 7월 말 발표될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를 기점으로 구체화된 세제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세제 정상화'에 방점을 찍을 전망입니다. 부동산을 투자 수단이 아닌 실거주 중심으로 유도하기 위해 보유·양도 단계의 과세 체계를 손질할 구상입니다.
 
앞서 세 차례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서 제시된 논의 내용을 종합하면, 우선 보유세를 개편한 뒤 약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양도세를 손질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등이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보유세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현행 '주택 수' 중심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1가구 1주택 중심'의 세제 혜택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부추겼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1주택자 예외 없이 보유 기간보다 거주 기간을 중심으로 개편해 실거주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세제 개편과 함께 공급 확대도 병행합니다. 도시형생활주택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신축 건설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등 비아파트 중심의 공급 확대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실제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에 앞서 총 네 차례에 걸쳐 규제와 공급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지난해 6월 '6·27 대책'으로 수도권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고, 같은 해 9월 '9·7 대책'에서는 오는 2033년까지 수도권 135만호 공급 계획과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10·15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규제를 강화했고, 올해 1월 '1·29 대책'에서는 수도권 6만호 추가 공급 계획 등을 내놨습니다.
 
이 대통령 자택 29억 매도…매수자 사정상 17억 근저당 설정
 
한편 이 대통령은 30년 가까이 보유해 온 분당 아파트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해 무주택자가 됐습니다. 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29억에 이뤄졌습니다. 등기부에는 매매와 동시에 이 대통령 부부가 매수인들을 채무자로 하고,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도 설정돼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등기상 내용은 매수자의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 설정과 관련해 "이재명정부의 대출 규제를 우회한 '꼼수 거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민은 대출을 틀어막아 현금 부자만 집을 살 수 있도록 해놓고, 이 대통령 부부는 은행 대신에 매수인에게 15억원을 빌려줌으로써 갭 투자를 가능해지게 해줬다"며 "이런 내로남불이 어디 있느냐"고 꼬집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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