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안방 내준 현대차…‘자체 배터리’로 반격 예고
편의사양 더하면 실구매가 역전
셀 설계 내재화로 원가·성능 잡기
2026-09-08 14:51:33 2026-09-08 15:11:5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판매량을 추월당한 현대차가 ‘자체 배터리’ 개발을 통해 반격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대비 높은 가격대가 약점으로 지적돼 온 만큼, 현대차는 배터리 가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 (사진=테슬라)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7만6776대를 판매하며 5만473대에 그친 현대차를 앞질렀습니다. 같은 기간 기아는 9만6429대를 판매했습니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을 제외하고 순수 전기차 판매 대수만 집계한 결과입니다.
 
테슬라의 이 같은 성장세는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와 모델3의 가격 인하 효과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출시된 모델Y RWD 역시 상하이산 LFP 배터리를 얹고 4999만원부터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국내 출시됐습니다.
 
지난해 모델Y RWD는 5299만원, 롱레인지 AWD는 6314만원에 판매됐지만,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초 두 트림 가격을 각각 300만원, 315만원 인하했습니다. 가격 인하 이후 판매량은 더 탄력을 받았습니다. 지난 8월 모델Y 는 단일 모델 기준 7490대가 팔리며 국산·수입차를 통틀어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에 올랐고, 테슬라는 브랜드 기준으로도 올해 2월부터 7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단순 시작 가격만 놓고 보면 아이오닉5(4735만원)가 더 낮지만, 실제 구매 조건을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모델Y는 기본 가격에 통풍·열선 시트,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등 핵심 편의 사양이 대부분 포함돼 있는 반면, 아이오닉5의 최저가 트림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빠져 있어 상위 트림이나 옵션 추가가 불가피합니다. 이 경우 실구매 가격은 5000만원 중후반대에서 6000만원 가까이까지 올라간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배터리 원가 자체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배터리 자체 개발 범위를 셀 단위까지 넓혔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
 
장기간 쌓아온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개발한 자체 배터리 셀은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 대비 출력 성능을 2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충전 시간은 40% 단축한 것이 특징입니다. 배터리 용량은 일반 전기차의 50% 미만으로 줄지만, 셀 성능을 활용해 비슷한 수준의 배터리 성능과 전기차 특유의 주행 감성을 구현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내년 출시할 대량판매형 전기차에는 미드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입니다. 원가 부담이 큰 하이니켈 배터리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낮춘 미드니켈 배터리를 채택해, 동일한 부피의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을 약 30% 높이면서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내구성 강화에도 나섭니다. 현대차는 클라우드 기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고도화해 2028년까지 배터리 수명을 평균 20%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안전 기술도 새롭게 갖췄습니다. 고온의 열이 인접 셀로 옮겨붙는 현상을 원천 차단하는 ‘배터리 열전이 방지(TRP)’ 기술이 대표적으로, 열 전이를 일정 시간 늦추는 데 그쳤던 기존 방식과 달리 확산 자체를 구조적으로 막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네시스 GV90에 처음 적용됐으며, 클라우드 기반 BMS가 이상 징후를 실시간 감지하는 1차 방어선, TRP가 구조적으로 열 확산을 막는 2차 방어를 맡습니다. 
 
김창환 현대차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은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최근 장기간 내재화한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배터리 셀을 자체 개발했다”며 “기존에 쓰였던 하이니켈 배터리와 비교해 출력 성능은 2배 이상 향상하면서도 충전 시간은 40% 단축하는 등 독보적인 성능을 지녔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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