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처벌에서 치료로)③(단독)법무부, 마약재활과 4곳→13곳 확대…'교정청' 밑그림
교정시설 마약류 사범 4년새 2배↑…법무부, 재활과 13곳으로 확대
재복역률, 역량 집중한 마약사범만 20%p↓…인력·예산 확충필요해
"교정청 되면 해결될까"…전문가 "효과 검증 체계도 같이 병행해야"
2026-08-10 06:00:00 2026-08-10 06:00:00
[뉴스토마토 유근윤·신다인 기자] 법무부가 광주교도소 등 4개 기관에서 운영하는 마약사범재활과를 전국 13개 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마약류 사범에 대한 치료·재활 성과는 더 확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법무부와 교정본부는 이를 '교정청' 신설의 핵심 카드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다만 현장에선 마약류 사범 재발을 방지하려면 전문 인력 확충과 객관적인 효과 평가 체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기존 4개 기관에 설치된 마약사범재활과를 대구·대전·여주·원주·춘천·창원·포항·전주·순천교도소 등 9개 기관에 추가 신설해 총 13개 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법무부는 이를 위해 부서 신설 직제와 사업 예산을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해 관계 부처와 협의 중입니다.
 
마약사범재활과는 지난 1월 국정 과제로서 첫발을 뗐습니다. 마약류 사범이 3년 연속 2만명을 넘어서고, 교정시설 수용 인원 역시 2021년 3314명에서 2025년 7429명으로 2배 이상 급증한 현실이 반영된 겁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용자 중 마약류 사범이 차지하는 비중도 6.3%에서 11.5%로 증가했습니다. 수용자 10명 중 1명은 마약류 사범인 셈입니다. 
 
법무부가 지난 6월2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교정청 설립을 준비하는 전담 조직인 '교정미래혁신단' 현판식을 열었다. (사진=법무부)
 
'재복역률' 낮춘 마약재활 성과…'교정청' 신설 추진 명분으로
 
법무부의 마약사범재활과 확대 구상은 현재 추진 중인 '교정청' 신설 논의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올해 발간된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수용자의 재복역률은 2016년 24.8%에서 2025년 21.2%로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집중적인 치료·재활 프로그램이 투입된 마약류 사범의 재복역률은 2016년 49.6%에서 2025년 29.9%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법무부는 이런 가시적 성과를 발판 삼아 교정청 독립을 추진하고, 향후 교정청이 정식 출범하면 정신질환자 등 범죄 유형별 전담 교도소도 단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교정본부 관계자도 마약류 사범은 물론 범죄 유형별 전담 관리를 위해선 독자적 인사와 예산권을 가진 교정청 승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마약·성폭력 등 범죄 유형별로 교육과 치료를 담당할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 교정본부엔 인력과 예산을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재복역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교정청 독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약류 사범 증가에 따른 수용자가 늘면서 의료·심리치료와 사회 복귀 지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체제에선 검찰·출입국·범죄예방 등 다른 법무행정 분야와 예산 우선순위를 다퉈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지난 4월15일 경기도 안양교도소에서 법무부 일일 수용자 체험이 진행됐다. (사진=법무부)
   
기관별 11명이 수백명 전담…인력·시설 부족으로 업무 과부하
 
실제로 재활 현장의 여건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합니다.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전용 시설 미비라는 벽에 부딪혀 있기 때문입니다. 마약사범재활과가 설치된 광주교도소만 하더라도 상담실 몇 개와 소수의 인력으로 마약류 사범 치료·재활을 전담하는 중입니다. 
 
인력난은 수치로도 극명히 드러납니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4개 마약사범재활과의 기관별 교정 인력 정·현원은 각각 11명, 전체 44명입니다. 반면 기관별 마약류 사범 수용 인원은 화성직업훈련교도소 163명, 부산교도소 245명, 청주여자교도소 167명, 광주교도소 273명에 달합니다. 
 
각 기관별 담당 인력 11명은 마약류 사범에 대한 단순 치료·재활 프로그램 운영 외에도 개별 상담, 심리 평가, 배정 심사는 물론 출소 후 최대 2년간 이어지는 사례 관리까지 도맡고 있습니다. 업무 과부하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 "외형 확대 넘어 전문성 강화·장기 검증체계 마련해야"
 
이에 전문가들은 조직과 시설 확대라는 외형적 확대에만 그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전문 인력 확충과 장기적인 검증 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교도소 담장 안에서의 변화가 출소 후 약물에 대한 갈망과 재범까지 이어지지 않는지를 추적한 장기 효과성 검증 연구 자체가 국내에서는 사실상 없다는 겁니다. 
 
홍정윤 건국대 인권센터 상담전문교수(범죄심리학 박사)는 "현재 교정 현장의 치료·재활 업무는 상당 부분 심리학 비전공 일반 교정직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고, 지방 교정시설은 외부 전문가 섭외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했습니다. 인지행동치료 등 전문 중독치료는 숙련된 임상심리전문가가 맡아야 하지만, 현재 교정 조직의 6급 이하 처우로는 이들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홍 교수는 이어 "수용 중에는 물리적 단약이 강제되는 데다 프로그램 이수가 가석방 심사에 반영되므로 수형자가 '치료된 것처럼 연기하는' 전략적 순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문 치료 직렬 신설과 처우 개선, 재범 추적 기반의 효과성 평가 체계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겉모습만 거창한 '치료 흉내'에 그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교정청 신설 논의는 1982년 전두환씨 지시 사항으로 처음 검토된 이후 40여년간 이어져왔지만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이재명정부에선 교정청 승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7년과 2020년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22대 국회에선 채현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법무부 교정본부를 산하 외청인 '교정청'으로 승격하는 내용)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