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뒤 난간 매달려 작업선 이동하다 참변…의왕역 입환현장의 '위험한 일상'
오봉역 사고 뒤 3인1조 확대…의왕역 야간은 2인1조 유지
노조 "업무량보다 안전 우선해야…인력·작업환경 함께 개선"
2026-09-02 16:52:58 2026-09-02 17:04:41
[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경기 의왕역에서 철도차량 연결 작업 중 화차(화물 수송 철도차량)에 깔려 숨진 코레일 직원이 사고 직전 화차 뒤쪽 난간에 올라 이동하는 등 위험한 작업 환경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2인1조로 작업했지만, 두 직원이 서로 떨어져 움직이고 시야 확보도 어려웠던 만큼 현장의 특성과 환경을 반영한 인력 운용과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달 29일 경기 의왕역에서 입환작업 중 코레일 직원 1명이 화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 관계자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철도노동조합 제공)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오전 7시20분쯤 경기 의왕역에서 입환 작업을 하던 코레일 직원 1명이 움직이던 화차에 깔려 숨졌습니다. 당시 직원 2명이 입환 작업을 맡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입환 작업은 기관차와 화차를 연결하거나 분리해 필요한 선로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2명이 작업하면 한 명은 화차가 들어갈 선로를 먼저 확인하고, 다른 한 명은 화차를 따라 이동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두 사람이 서로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철도노조가 파악한 사고 당시 상황에 따르면 두 직원도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각자 맡은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명은 화차보다 먼저 작업선으로 이동해 주변 작업자와 선로·시설물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숨진 직원은 화차 뒤쪽 난간에 올라 화차와 함께 이동했습니다.
 
특히 사고가 일어난 의왕역은 선로가 굽어 있고, 주변 장애물이 많아 떨어진 작업자끼리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선로 사이에 안전하게 걸어 이동할 통로도 충분하지 않아, 인원이 적으면 한 사람이 여러 작업 지점을 오가야 합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화차에 올라타거나 난간에 매달려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앞서 2022년에도 오봉역에서 입환 작업 중 노동자가 숨지자 코레일 노사는 인력과 작업 방식을 손봤습니다. 입환 인원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두 작업자가 서로 보이지 않을 때 세 번째 작업자가 중간에서 양쪽의 위치를 확인하고 신호를 전달할 수 있도록 정비한 겁니다. 
 
하지만 의왕역에는 이 같은 3인1조 방식이 기본으로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코레일은 오봉역보다 업무량이 적다는 이유로 의왕역 입환 작업에 2명 이상을 배치하고 필요할 때 인원을 더 두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업무량이 많은 주간에는 3명이 일하기도 했지만, 사고 당시 야간근무조에는 사망자를 포함해 2명이 작업했습니다.
 
이번 사고 뒤 노조는 의왕역도 필요하면 야간까지 3인1조로 운영할 수 있도록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작업자끼리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하고, 화차에 매달리지 않고 걸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안전 통로 등 작업환경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겁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굳이 열차에 매달려 가면서 입환하지 말고 서로 걸어 다니면서 시야를 확보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면서 "업무량을 이유로 안전인력을 적게 둬도 된다고 판단하는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레일은 작업 인원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여건에 따라 배치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코레일 관계자는 "입환 작업은 주간, 야간 구분 없이 현장 여건과 입환 방식 등을 고려해 작업별로 2인이나 3인1조로 상황에 따라 운영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해당 사고를 수사 중인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당시 작업 방식과 시야 확보, 안전 통로 등 의왕역의 작업환경 전반에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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