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송금하는데…국내 스테이블코인 실증 단계 '제자리'
미국 은행, 자체 스테이블코인으로 국경 간 송금
국내도 은행·기업 준비 속도…법제화 지연에 상용화 제약
2026-09-10 15:25:16 2026-09-10 15:41:42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스테이블코인 활용에 있어 해외와 국내 간 격차가 점점 커지는 모습입니다. 해외 금융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송금·결제 인프라에 적용되는 단계를 밟고 있는데요. 반면 국내에서는 은행과 블록체인 기업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서비스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법제화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기술 실증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U.S.뱅크는 자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북미와 유럽 법인 간 국경 간 송금 파일럿을 완료했습니다.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자금 이동과 기업 자금관리 영역에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적용한 건데요. 글로벌 금융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거래를 보조하는 수단을 넘어 기존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들어오기 시작한 셈입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와 국경 간 송금, 디지털 상거래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며 사실상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미지=챗GPT)
 
국내 금융권도 비슷한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 10곳은 유럽 금융권과 원화·유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가 간 송금 실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실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가상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전제로 기술과 정산 구조를 검증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당장은 실제 발행보다 인프라 구축과 활용처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위메이드(112040)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용 인프라 '스테이블넷'을 개발하고 발행·소각부터 결제, 멀티체인 연계, 실물경제 연동까지 지원하는 구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의체를 꾸려 보안과 규제 대응 체계도 함께 구축하고 있습니다.
 
컴투스홀딩스(063080) 역시 블록체인 사업을 이어가며 게임과 웹3 영역에서 실제 사용처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블록체인 기술 자체보다 결국 "언제, 어디에서 실제 사용처와 유용성이 생길 것인가"가 핵심 고민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웹3 게임과 실물자산 연계 등 여러 실험을 진행했지만 시장 침체와 제도 진척 지연으로 관련 사업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기술 개발보다 제도 마련 속도가 실제 사업화 시점을 좌우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관련 법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는 계속 있었지만 실제 제도화 속도는 더딘 상황"이라며 "기술 개발과 실험은 이어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활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송금과 결제, 기업 자금관리 등 기존 금융 기능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해외 금융권이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자금 이동에 활용하며 사업 경험을 쌓는 동안 국내에서는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갖추고도 이를 상용 서비스로 연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늦어질수록 국내 금융사와 블록체인 기업의 실사용 경험 축적도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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