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파업·부채' 삼중파고…이성훈 LH호, 주택공급 시험대
주택 공급 바쁜 LH, 당장 올해 9.6만가구 착공해야
분사 진행에 노조 '총파업' 예고…"인력 부족 심각"
오늘 노사 첫 교섭 '빈손'…내달 14일 대화 재시동
2026-09-30 16:33:57 ㅣ 2026-09-30 16:36:26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정부 주택공급의 최전선에 선 LH가 안팎으로 거센 파고를 맞고 있습니다. 공급 목표는 해마다 불어나는데 조직 분리와 노조의 총파업 경고, 쌓여가는 부채가 한꺼번에 몰려든 모습입니다. 이에 지난 7월 취임한 이성훈 사장도 공급과 내홍, 재무 회복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LH는 올해 전국 9만6000가구 착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건설형 주택 5만2000가구와 신축매입임대 4만4000가구를 더한 물량입니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8만6000가구로, 지난해 9·7 대책에 따른 목표치보다 5000가구 많습니다. 공급 방식도 바꿨습니다. 공동주택용지를 민간에 파는 대신 LH가 직접 집을 짓는 직접시행으로 전면 전환했습니다.
 
속도는 더 붙을 예정입니다. LH는 8·13 대책 후속으로 내년 7만6000호를 착공하고, 2028~2030년에는 연평균 10만호 이상 착공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 사장은 지난달 "LH는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공공택지, 도심권, 신축매입 등 연평균 12만호 수준의 주택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쪼개지는 LH…첫 교섭부터 '빈손'
 
문제는 공급을 떠받칠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이달 3일 LH를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나누는 기능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택지개발·주택건설과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따로 맡기겠다는 구상으로, 2009년 통합 이후 17년 만의 분사입니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임직원·가족 1만4334명의 분할 반대 서명부를 국토부에 전달했습니다. 분사를 강행하면 조합원 8000여명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고, 한국노총 지도부도 힘을 보탰습니다. 실제 파업이 벌어지면 LH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노조가 가장 시급하게 문제 삼는 건 인력입니다. 과거 혁신안 추진 과정에서 인력은 약 1200명 줄었는데 연간 공급목표는 약 6만호에서 11만호 수준으로 늘었다는 겁니다. 여기에 조직까지 나누면 현장 실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30일 오전 7시 열린 노사 첫 교섭은 약 1시간 20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노조는 인력 회복 등 17개 안건을 내놨지만 대부분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이 사장은 별다른 입장 없이 노조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 측은 "이날 교섭에서 구체적인 합의나 진전된 사안은 없었다"며 "구체적인 합의나 진전된 사안은 없고, 결의대회에서 밝힌 입장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은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해 다음달 14일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부채 173조…흔들리는 '교차보전'
 
재무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LH 부채는 지난해 말 173조6567억원으로 1년 새 13조5000억원 넘게 불었습니다. 현재 부채비율은 230.8%, 영업손익은 6413억원 적자로 돌아선 상황입니다. 이는 2009년 통합 이후 첫 영업손실입니다.
 
더 큰 고민은 수익 구조입니다. LH는 그동안 택지를 팔아 번 돈으로 공공임대에서 나는 손실을 메워 왔습니다. 하지만 개발 수익성이 둔화한 데다 택지 민간매각까지 중단하면서 이 교차보전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 공공임대 부문 손실은 2021년 1조7792억원에서 2024년 2조5216억원으로 커졌습니다. 지난해에는 2조7734억원의 운영 손실을 내면서 사정은 더 악화됐습니다.
 
정부는 분사 이후 개발공사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해 자산공사에 출연하는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부채와 인력을 어떻게 나눌지 등 세부안은 추후 나올 'LH 개혁방안'에 대한 논의로 넘어갔습니다. 이에 노조는 부채가 방만경영이 아닌 공공임대 공급 과정에서 쌓인 정책성 부채인 만큼 정부 재정지원이 먼저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LH는 공급 우려 목소리에 대해서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LH 관계자는 "노동조합과의 긴밀한 소통 및 협의를 통해 총파업 등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고,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개편과정에서 임직원 애로를 해소하고 공급을 최우선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재무여건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협의해 재정지원 확대를 추진하고 이와 함께 자구노력도 병행하여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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