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영화의 창작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이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상영 중단과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관하고 있던 1974년 8월17일 작성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보낸 편지 복사본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유 의원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작의 자유가 역사를 왜곡하고 모독할 자유까지 의미하진 않는다"며 영화 제작진을 비판했습니다.
'암살자(들)'은 지난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국민의힘은 영화가 당시 사건에 중앙정보부가 개입했다는 취지의 가설을 담은 것을 두고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 의원은 "기존 수사 결과와는 전혀 다른 왜곡된 사실을 중심에 끌어들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영화 초반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됐다'는 문구와 실제 사건 영상이 사용된 점을 들어 사실과 허구를 혼동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실제 인물과 영상, 사건에 영화적 가설을 뒤섞어 놓고 그 판단과 책임은 마지막에 관객에게 떠넘기는 방법으로 역사 왜곡 책임을 피해가려는 얕은 짓"이라며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는 면허는 아니다"라고 일갈했습니다.
유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서거 이틀 뒤 당시 프랑스 유학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낸 친필 편지의 복사본도 공개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내 대신 맞고 가셨다"며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 번이고 생각해 본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어머니는 내 대신 자신이 맞고, 아버지에게 너희들과 이 나라의 모든 책임을 맡기고 가셨다"라며 "아버지도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해서 정말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으나, 아버지부터 먼저 용기를 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참고 견디기로 작정했으니 너도 마음을 굳게 먹고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아야 하느니라"라고 했습니다.
유 의원은 해당 편지에 대해 "이미 존재하는 기록을 기록 그대로 보자는 것"이라며 공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동안 공개하지 않고 간직해 온 편지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제작진을 향해 "더 이상 '창작'과 '표현의 자유'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실제 기록을 근거로 한 역사적 사실과 자신들이 창작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 국민 앞에 설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영화가 역사를 왜곡했다는 국민 분노를 감안해 영화 상영 중단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라"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것을 사죄하고, 상처받으신 유족과 국민께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암살자(들)' 관련 토론 과정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12·12 사태와 내란에 대해 발언해 논란을 빚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서 "전두환씨의 행위가 내란이 아니"라고 말해 국회에 징계안이 제출된 것과 관련해 "오해를 초래할 빌미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표현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자신의 발언 취지에 대해서는 "6·25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창작의 자유라는 핑계 뒤에 숨어서 무자비한 난도질을 하고 5·18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입법을 만들어 성역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처리할 방침입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오전 11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이 채택될 예정"이라며 "당 차원에서도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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