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끝 '실무형 비서실장' 발탁하자…'대장동 보은인사' 재점화
국정 안정·정책 실행력에 무게 둔 인사
여 "적임자" 대 야 "대장동 인사" 공방
법무·치안 수장 공백…후속 인선 주목
2026-10-14 17:55:54 ㅣ 2026-10-14 18:04:09
[뉴스토마토 이진하·강주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장고 끝에 임광현 국세청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조세 전문가 출신의 실무형 인사를 기용한 것은 인적 쇄신보다는 국정 운영의 안정과 정책 실행력에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임광현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의 처남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건을 변호했다는 점에서 야권의 '대장동 보은 인사' 공세도 재점화되는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정 안정·실행력 방점…정책 성과 창출 주력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임 실장은 22대 국회의원과 국세청장을 거친 경제 관료 출신 정치인으로 행정 경험과 정무 감각을 갖췄다"며 "국정 철학을 정책 현장에서 실천해 온 점과 국회 및 정부 경험을 바탕으로 당·정·청 간 협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고 했습니다. 
 
임 신임 비서실장은 1969년생이며, 충남 홍성 출신으로 서울 강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국제조세과정을 수료했으며,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국세청에서 조사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등을 두루 거친 정통 세무 관료 출신입니다. 
 
이번 인선은 국정의 큰 방향을 바꾸기보다 정책 실행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부 출범 2년 차를 맞아 정책 성과를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하준경 정책실장에 이어 실무 역량을 갖춘 인사를 중용한 것도 기존 국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성과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임 실장도 임명 직후 "막상 비서실장 소임을 맡게 되니 그 책임이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온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삶의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내는 게 제게 주어진 소명"이라며 "국민의 하루하루가 절박한 만큼 청와대의 하루도 절박해야 한다"고 민생 성과 창출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세청장 재임 시절 보여준 세정 성과와 업무 추진력이 이번 인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당시 임 국세정창이 이끈 국세청 업무와 성과를 소개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업무 성과를 살펴온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발탁해 참모진 전반의 실행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임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정책적으로 조언을 많이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점을 봤을 때 기존에 기대했던 중량감 있는 정무형 인사보단 민생 정책을 성과로 승부하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이 14일 춘추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 "국정성과 속도낼 적임자"…야 "성남·경기 얼굴마담"
 
임 실장이 임명되자 여당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논평에서 "임 실장은 국민주권정부 초대 국세청장으로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고액 체납 문제에서 유례없는 성과를 내며 조세 정의를 바로 세웠다"며 "22대 국회의원까지 역임하며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만큼 당·정·청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X에서 임 실장에 대해 "환영한다. 훈식이 형(강훈식 비서실장)만큼, 아니 그 이상을 해내실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며 "대한민국의 뜻을 무한히 존중하며 우리 현대사의 거대한 분수령을 함께 잘 넘어가자"고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임 전 실장 임명을 두고 국정 위기 인식이 부족한 인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안에 레드팀 역할을 해온 강 실장마저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에 밀려난 상황에서 우려스럽다"며 "최고 실세 김 실장과 성남·경기 라인의 얼굴마담을 세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임 실장 임명을 'D라인(대장동 라인)'이라고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임 실장의 처남은 이 대통령의 형사사건을 변호했던 이승엽 변호사"라며 "이 변호사는 지난해 헌법재판관 후보까지 검토됐지만, 당시 이해 충돌 논란이 불거져 결국 임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매형이 대통령 최측근 자리인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약 3주간 이어진 인사 공백은 임 실장 임명을 계기로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후속 인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자진 사퇴한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장기 공석인 경찰청장, 중대범죄수사청장, 그리고 출범을 앞둔 형사사법 체계 개편 관련 인선까지 법무·치안 분야의 핵심 보직은 공석 또는 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적임자 물색의 어려움에 더해 당·청 관계와 여권 내 계파 구도도 인선 지연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이달 말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가 예정된 만큼, 그에 앞서 주요 인선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후속 인사가 이뤄질지, 인선 결과가 참모진 개편의 방향과 국정 운영 기조를 어떻게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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