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인천항 불법 전대 의혹을 수사해 온 해경이 관련 기업 3곳을 송치했습니다. 관리 기관인 인천항만공사와 입주 계약을 제대로 맺지 않아 항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업계에선 유사 사례가 만연해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천 남항 아암물루1단지 모습. (사진=인천항만공사)
15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인천항 배후 부지인 아암물류1단지를 무단으로 재임대하고 사용한 영진공사, 신대양물류, 타일 업체 A사 등 민간 법인 3곳과 각 업체 대표들을 항만법 위반 혐의로 당시 검찰(현 공소청)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해경 조사 결과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아암1단지 8만3740㎡를 임차한 한중물류의 지분 50%를 보유한 영진공사는 자체 사용 부지 중 2만4800㎡를 신대양물류에 넘겼습니다. 신대양물류는 이 중 8250㎡를 다시 A사에 재전대했습니다.
'공사→한중물류→영진공사→신대양물류→A사'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해양수산부가 고시한 1종 항만배후단지관리지침은 공사의 승인 없이 배후 단지나 시설물을 제3자에게 사용하게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입주 요건과 자격을 엄격히 통제해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이렇게 재임대가 가능하려면 공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중물류와 영진공사는 이 허가를 받고 임대계약을 맺은 반면, 영진·신대양·A사는 임대계약이 아닌 '화물장치계약' 형식을 취해 규제를 피하려 했습니다. 화물장치계약은 수출·입을 위해 물건을 창고에 잠시 보관하기 위해 물건 주인과 창고 주인이 맺는 계약입니다.
하지만 해경은 이를 실질적인 다단계 전대 행위로 판단했습니다. A사가 신대양물류에 지급한 월 보관료는 3.3㎡당 1만4800원으로, 아암1단지 평균 임대료의 3배에 가까웠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인천항 전역으로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불법 전대를 근절하려면 수사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현재 감사원에서도 인천항의 불법 전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항만업계 관계자는 "인천항은 항만공사 출범 이전부터 불법 전대 형식으로 운영됐다. 불법 전대는 뿌리 깊은 문제"라며 "공사 역시 20년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공사는 물론 인천항만 업계의 자정 노력은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천항만공사는 2005년 7월 출범했습니다. 공사 출범 이전에는 해수부 산하 인천해양수산청이 국가 시설인 인천항을 관리했습니다. 공사는 출범 이후 아암1단지를 조성했고, 이듬해 12월 아암1단지를 항만배후단지로 지정고시했습니다.
실제로 공사에서 불법 전대 근절 의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공사는 불법 전대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12월 해경·세관과 함께 합동 점검을 실시한 뒤 공사 누리집에 '온라인 익명 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는 물론 해를 넘겨 10월 중순이 된 지금까지 신고센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된 뒤 운영하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당초 운영 계획이었는데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뒤 계획을 미뤘다"며 "아직 불법 전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감사 결과를 토대로 기준을 만들어 신고 센터를 운영하겠다"고 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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