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도입과 건강보험 재정 고갈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16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건보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집중 감사가 진행됐습니다. 각 기관장이 실효성 높은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여야를 불문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들의 우려와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우선 특사경 도입을 위한 입법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법안의 국회 통과를 전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고, 관련 인력을 40~50명 가량 지정할 것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듭 건보공단 이사장의 역할을 주문하자, 강청희 이사장은 “유념해서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번 국감은 (왼쪽) 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오른쪽) 홍승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취임 후 첫 ‘데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다. (사진=국회방송)
관련해 의료계는 △건보공단이 의료기관과 수가 계약 보험자로써 수사권까지 갖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는 입장입니다. 의료인의 기본권 침해와 진료 위축 등도 초래할 수 있어 특사경 도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심사평가원 직원들의 현장 기획 조사 시 벌인, 이른바 ‘갑질’ 논란은 가뜩이나 특사경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가진 의료계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서미화 의원은 “조사를 받는 대부분의 의료 현장에서 혹시라도 심평원 심기를 거스를까 지켜볼 뿐 감히 대응도 못 한다”며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시 갑질이 더 심해질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여당 의원까지 비판에 나서자, 홍승권 심사평가원장은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또한 이날 건보재정 고갈 우려와 관련해 누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은 올해 당기수지가 적자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건보공단 재정운용위원회도 올해 적자 전환 이후 지속 적자 유지를 전망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현재 30조원의 적립금이 오는 2029년이면 고갈되고, 2035년 136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재정 고갈 속도를 더 가파르게 만드는 것은 지출 누수입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대 5000억 원 이상의 건보재정이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건보공단과 심사평가원은 2021년 금융감독원과 보험사기 공조를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지난 5년간 금감원에 대한 자료 협조는 2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지적이 이어지자, 강정의 건보공단 이사장은 “보험사기 부분에 대해서 의료기관 지원 차원에서 적극 조사하고 환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편 이번 국감은 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과 홍승권 심사평가원장의 취임 후 첫 ‘데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강청희 이사장은 “개별 사안이라 별도로 보고받지 못했다”, “다시 확인하겠다”, “파악해서 별도로 보고드려야 할 것 같다”, “다시 파악해서 조치하겠다”는 등의 답변으로 도마에 올랐습니다. 급기야 이만희 복지위원장까지 나서 “준비가 부족하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 홍승권 원장 역시 본인 임용 시 평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익명성과 개인정보 보호에 빗댔다가 “부적절하다”는 질타를 들어야 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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