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연말인사 ‘촉각’…키워드 ‘AI·부회장’
SK, 10월말 인사…최창원 거취 주목
삼성, 전영현·노태문 ‘겸직 해소’ 관심
현대차·LG ‘부회장’ 추가 발탁 가능성
2026-10-19 16:08:01 ㅣ 2026-10-19 16:19:4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한화(000880)와 HD현대(267250)가 ‘가을 인사’로 포문을 여는 등 올해도 재계 조기 인사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절차에 본격 돌입한 4대 그룹의 연말 정기 인사 향방에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 중심의 미래 사업 전략을 본격 수립해야 하는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기로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 발탁 등 최고경영진 등의 역할 변화가 주목됩니다.
 
서울 도심 속 마천루의 모습. (사진=뉴시스)
 
19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4대 그룹 중 연말 정기 인사가 가장 빠를 곳으로 관측되는 곳은 SK(034730)그룹입니다. SK그룹은 다음 달 12~14일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앞서 이달 중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새로운 CEO 내정자가 CEO 세미나에 참여해 내년도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이를 토대로 조직 개편 밑그림을 그리도록 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SK그룹은 지난해 10월30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최대 관심사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의 거취입니다. 최 의장은 지난 2023년 12월 수펙스 의장에 취임한 뒤 그룹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작업을 주도해 왔습니다. 재계에서는 최 의장을 중심으로 약 3년간 추진된 리밸런싱 작업의 효과가 수익과 재무건전성 양면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의장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SK그룹에선 부인했지만 유임 가능성을 다룬 기사가 나온 가운데, 최 의장이 유임할 경우 SK그룹이 지향하는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전략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2년 연속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도 주목됩니다. SK그룹은 지난해 인사에서 이형희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올해 부회장 인사 유력 후보군으로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대표이사 사장을 꼽고 있습니다. 곽 사장은 AI 메모리 호황에 따른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을 주도했고, 1965년생으로 승진이 자연스럽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SK그룹이 지난 5월 서진우 중국 총괄 부회장, 유정준 미주 총괄 부회장, 이 부회장 등 전문 경영인 부회장단을 SK하이닉스로 보임시킨 만큼,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으로 주력 계열사에 보다 힘을 실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현재 임원 평가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는 올해 관련 인사 절차를 마치고 예년과 비슷한 11월 말 사장단·임원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올해 삼성전자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의 겸직 해소 여부입니다. 두 사람은 각각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을 맡으면서 메모리 사업부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을 겸직 중입니다. 현재 DS 부문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메모리 사업부의 초격차 경쟁력 유지 외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을 과제로 안고 있고, DX 부문은 메모리 원가 상승에 따른 완제품 사업 전반의 비용 부담을 줄여야 하는 등 쇄신 전략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에 그룹 핵심 사업의 수장 겸직 체제가 유지될지, 별도의 사업부장 인선을 단행할지에 이목이 쏠립니다.
 
현대차와 LG그룹의 연말 인사에서는 부회장의 추가 발탁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4년 장재훈 부회장의 승진 이후 별도의 부회장 추가 승진이 이어지지 않았고, LG그룹도 지난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1인 체제를 유지 중입니다. LG그룹은 이날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대상 사업보고회에 돌입하면서 연말 정기 인사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다만, 재계 안팎에선 총수 세대교체가 이뤄진 후 어느 정도 경영 체계가 확립된 상황으로 이들 기업의 추가 부회장 발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총수들이 연로한 탓에 여러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보좌하는 기류가 강했지만,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부회장이라는 타이틀 자체의 필요성이 줄었다”며 “또한 계열사의 경영 성과 등이 더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재계 전반에서도 부회장 승진보다는 계열사 CEO 인선 등 직접적인 경영 현안과 관련한 인사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했습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예전과 달리 총수들이 직접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부회장단 등 가신 그룹 축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재계 연말 정기 인사는 에이전트 AI를 넘어 AX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과 맞물려 이에 맞춘 인재 등용과 조직·인사 구성을 어떻게 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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