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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하이트진로(000080)가 공장 통폐합과 생산 효율화에 나섰지만 투자·배당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주류 소비 침체로 본업이 둔화됐고, 모회사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배당 수요까지 맞물리며 생산거점 재편이 실질적 현금 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하이트진로)
공장 통폐합·제품 다각화로 생산 효율화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세종 공장의 생수 생산 사업을 종료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소주를 생산하던 익산공장 사업도 종료한다 . 익산공장에서 생산하던 제품은 기존 맥주 생산기지인 전주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생산거점을 재편하고 있다. 기존 설비와 생산능력을 활용해 중복 비용을 줄이고 공장 가동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회사는 전주공장의 유휴 생산능력을 활용한다. 기존 전주공장의 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약 57%다. 하반기부터는 전주공장에서 일본 맥주 이치방 시보리 생산도 시작하면서 기존 생산시설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공장 통폐합이 실질적인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생산거점 재편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공장 폐쇄와 생산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 또한 고려해야 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하이트진로 본업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2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2593억원보다 4%(499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1272억원에서 1209억원으로 5%(63억원) 줄었다.
사업별로는 맥주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소주 매출은 76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맥주 매출은 3364억원으로 11.9% 줄었다. 생수 매출은 773억원으로 6.5% 증가했으나 주력 주류 사업의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류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맥주 사업의 판매 부진이 전체 외형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장 재편은) 생산체계를 효율화하고, 중복 투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생산 체계 재편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생산기능 통합에 따른 절감액과 비용절감 목표 등 수치적인 내용들은 당사 중장기 사업계획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공개가 어렵지만, 단기 및 중장기 현금흐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노후화된 익산공장 가동 중단 및 전주공장 기능 통합에 따른 고정비 절감 및 생산거점 재편에 따른 물류비용 및 부대비용 절감 등이 그 근거"라고 덧붙였다.
영업현금 줄고 배당·해외투자 부담 지속
본업 둔화에 더해 현금흐름도 압박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86억원으로 전년 동기 1396억원보다 36.5%(510억원)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매출채권 관련 현금흐름이 전년 동기 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405억원으로 악화됐다. 매출채권 증가 등으로 영업 과정에서 현금이 묶이는 규모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퇴직금 지급에 따른 현금 유출도 같은 기간 47억원에서 206억원으로 확대됐다.
설비투자 부담까지 고려하면 현금 여력은 더 제한적이다.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액(CAPEX)은 60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 886억원에서 유형자산 취득액만 차감해도 283억원이 남는다. 같은기간 배당금으로 나간 금액은 487억원으로, 단순 계산상 잉여현금흐름을 204억원 웃도는 규모다.
회사는 베트남에 해외 소주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LS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2026년 베트남 투자 규모는 1058억원으로 제시됐다. 국내 공장 통폐합을 통한 비용 절감과 별개로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는 셈이다.
모회사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배당 수요 또한 부담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하이트진로 지분 약 51.99%를 보유했다. 홀딩스의 2026년 상반기 별도 기준 배당금수익은 251억원으로, 하이트진로 배당금 상당 부분이 모회사로 유입되는 구조다.
시장에서도 모회사의 차입 부담과 자회사 배당 사이의 연관성을 지적해 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말 배당금 등 계열 지원 부담이 하이트진로의 현금흐름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으며, 베트남 공장 등 신규 투자에 따른 중단기 차입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이트진로는 2025~2027년 적용되는 배당정책에서 별도 기준 비경상적 손익을 제외한 배당성향을 25% 이상으로 제시했다. 안정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는 동시에 국내외 투자 재원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도 -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734억원보다 순유출 규모가 89억원 확대됐다. 결과적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올해 초 2436억원에서 반기 말 1936억원으로 20.5%(500억원) 감소했다.
결국 관건은 생산거점 효율화로 확보할 현금 규모다. 공장 통폐합에 따른 비용 절감이 영업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국내외 설비투자와 배당을 감당할 수 있어야 재무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장 효율화 등 사업구조 개선 작업은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며, 관련 비용과 투자는 경영계획 안에서 관리하고 있다. 배당과 투자 사이의 우선순위는 사전에 정해두지 않는다. 어떤 선택이 중장기 주주가치를 가장 크게 높이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당 규모는 하이트진로의 실적과 재무구조,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결정한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역시 하이트진로와 같은 원칙의 기본배당정책을 공시하고 있으며, 자체 재무계획에 따라 차입금과 금융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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