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타업무 엄금'이라던 코트라, 해외인재유치 병행했다
코트라 "CK 실적은 무역관 평가에 반영"…"업무 연계성 높아 협업"
고용부 "보고받은 적 없다…해외취업 외 업무로 보여, 경위 파악 중"
권향엽 "'엄금' 지침에도 실제는 딴 일…관리·감독 체계도 개선해야"
2026-10-21 16:54:53 ㅣ 2026-10-21 17:05:45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가 고용노동부 예산으로 채용한 'K-Move(케이무브) 전담 직원'에게 해외 취업 지원 외 업무를 '엄금'한다고 명시해 놓고도, 해외무역관 9곳에서는 해외 인재 유치 사업인 '콘택트코리아(Contact Korea·CK)'를 병행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1일 <뉴스토마토>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향엽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베이징·상하이·프랑크푸르트·로스앤젤레스·두바이·후쿠오카·하노이·쿠알라룸푸르·자카르타 등 9곳에서 전담 직원이 CK 업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하이·프랑크푸르트·로스앤젤레스·두바이·하노이·자카르타는 '수행' 또는 '병행 수행'이라고 밝혔고, 베이징·후쿠오카·쿠알라룸푸르는 CK 업무 내용을 적었습니다. 전담 직원이 배치된 무역관은 올해 9월 말 기준 25곳, 직원은 29명입니다. 병행이 확인된 직원은 9명으로 전체의 약 31%입니다.
 
K-Move는 한국 청년의 해외 진출을 돕는 사업입니다. 코트라 매뉴얼에 따르면 2014년 3월 코트라와 고용부가 센터 운영을 위한 위탁계약을 맺었고, 현재 28개 무역관에 K-Move 센터가 있습니다. 전담 직원은 구인처를 발굴하고 취업박람회와 멘토링을 열며 헬프데스크를 운영하는 일을 맡습니다. 반면 CK는 해외 우수 인재를 발굴해 한국 기업이 채용하도록 돕는 사업입니다. 코트라에 따르면 CK의 주관 부처는 산업통상부이고, 사업은 산업통상부 보조금으로 수행됩니다. 두 사업은 주관 부처와 재원이 다릅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출처=2024·2026 K-Move센터 업무 매뉴얼 중 캡쳐)
  
코트라 내부 지침은 전담 직원의 업무 범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코트라 K-Move 업무 매뉴얼을 연도별로 들여다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는 "전담직원은 고용노동부 예산의 해외취업 전담직원으로서, 해외취업지원사업 업무만을 전담해야 함"이라고 적었습니다. 2025년부터는 문구가 더 강해졌습니다. 2025년과 2026년 업무 매뉴얼에는 "전담직원은 고용노동부 예산으로 고용하여 해외취업 업무만을 전담, 기타업무 수행은 무역관 노무 리스크로 작용하므로 엄금"이라고 명시돼 있고, 이 문구는 굵은 글씨와 밑줄로 강조됐습니다. 
 
그러나 일부 무역관 직무기술서에는 CK 업무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A나라 무역관 직무기술서에는 'Global Talent Center 해외전문인력 유치 지원'과 관련해 별도 항목으로 올라와 있고, 현지 우수 해외 인재를 발굴해 해외 인재 DB에 등록하는 일 등이 담겼습니다. B나라 무역관 직무기술서에도 'Contact Korea 사업 관리'가 해외 취업 업무와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구인 공고 등록, 지원자 이력서 선별과 기업 전달, 채용 실적 등록·관리까지 명시돼 있습니다. 반면 C나라 무역관은 CK 전담 인력이 별도로 구성돼 있어 K-Move 담당자는 해외 인재 유치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사업을 별도 인력으로 운영하는 무역관도 있다는 뜻입니다.
 
한편, 코트라 측은 이 같은 병행이 '현장 협업의 일환'이라는 입장입니다. 코트라는 "K-Move 업무는 전담 직원 혼자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관 내 다른 직원들과 협업을 통해 기업 발굴과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무역관장과 다른 직원들의 예산, 인력, 네트워크(바이어·투자가·진출 기업 등)가 함께 투입되고 있다는 겁니다.
 
CK 사업도 K-Move와 현지 기업 발굴·상담, 인재 채용 연계 등에서 업무상 연계성이 높아 전담 직원이 관련 업무에 협업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역관의 제한된 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기관의 미션인 '인재의 해외 진출 및 유치'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직원 간 협업을 위한 현장 운영의 일환"이라는 말입니다. 동시에 CK 실적이 무역관 평가에 반영된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무역관이 CK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것은 CK가 무역관 차원에서 성과를 관리하는 공식 업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고용부는 병행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내용은 최근 알게 됐다"며 "K-Move 센터에서는 원래 해외 취업 관련 업무만 하도록 하고 있었는데 그 외 업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경위는) 알아보려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권향엽 의원은 "고용노동부 예산으로 채용한 케이무브 전담 직원에게 기타 업무 수행을 '엄금'한다고 해놓고, 실제 해외무역관 3곳 중 1곳은 '딴 일'을 강요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콘택트코리아 외에도 다른 기타 업무를 지시하거나 강요한 사례가 없는지 전체 해외무역관을 전수조사하고, 전담 직원이 당초 지침에 맞게 운용되도록 관리·감독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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