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인플레·재정난…'한국의 미래' 경고
유럽, 교육·주거비·물가 부담에 청년 시위 확산…정부 불신으로 번져
한국도 청년 고용 부진·집값 상승·물가 압박…"청년 불안 해소해야"
2026-10-25 17:18:57 ㅣ 2026-10-25 17:30:25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유럽 곳곳에서 청년 시위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교육 환경에 대한 불만은 벨기에와 그리스 등으로 번졌고, 높은 주거비와 생활물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청년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청년 고용 부진과 주거비 부담, 고물가 등 유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청년층의 불안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사진=AP/뉴시스)
 
유럽, 교육·집·물가 등 다중고…청년 시위 확산
 
유럽 청년들의 거리 시위가 교육 환경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해 주거비와 생활물가 부담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불거진 교육 여건 논란이 벨기에와 그리스 등으로 확산한 가운데, 각국에서 청년층의 경제적 부담과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잇따라 표출되고 있습니다.
 
벨기에에서는 프랑스어권 고교생들이 프랑스 학생들과 연대해 교육 여건 악화와 예산 삭감에 항의했습니다. 그리스에서도 지난 21일(현지시간) 50개 도시에서 약 2만명이 공교육 투자 확대와 학교 시설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아일랜드 대학생들은 등록금 인하와 주거비 부담 완화를 촉구했습니다. 교육 예산과 학교 환경을 둘러싼 불만이 유럽 각지에서 공통된 시위 의제로 떠오른 것입니다.
 
주거비와 물가 부담도 청년들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스페인청년위원회(CJE)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의 평균 월세는 1176유로로, 청년 평균 월급의 98.7%에 달했습니다. 이에 24일(현지시간)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높은 물가와 공공부문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약 2만5000명 규모로 열렸고, 주택난에 항의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도 주택난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포르투갈의 부동산 가격은 2017년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불만은 경제적 부담을 넘어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알바니아에서는 높은 등록금과 열악한 대학 환경에 대한 반발이 경제 침체와 정부 부패 의혹을 겨냥한 시위로 확대됐습니다. 독일에서도 교육 예산 삭감과 생활비 상승, 군 복무 의무화 추진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 프랑스 사태는 정년 연장 문제나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등이 쌓여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 같은 청년 문제들은 프랑스뿐 아니고 많은 국가가 겪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럽은 오래전부터 물가 폭등세나 높은 집값이 심각했다"며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 유럽 경제와 닮은꼴…고용 부진·높은 집값·고물가
 
유럽에서 나타나는 청년층의 어려움은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체 고용지표와 달리 청년 고용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집값과 생활비 부담도 청년들의 경제적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와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구조 변화에 대응해 청년 맞춤형 취업 지원과 AI 교육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적 지원에도 청년 고용 한파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25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8월까지 전체 고용률은 63.6%에서 63.3%로 0.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청년 고용률은 45.6%에서 44.1%로 1.5%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문재인정부 초기 같은 기간 청년 고용률이 42.7%에서 42.9%로 소폭 상승한 것과 대조됩니다.
 
청년 취업자는 15개월간 19만7000명 줄어 문재인정부 초기 같은 기간 감소 폭(4만6000명)의 4배를 웃돌았습니다. 청년 인구가 약 2% 감소하는 동안 취업자는 약 5% 줄었습니다. 청년 취업자 감소세는 2022년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47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정부 때부터 이어진 흐름이지만, 현 정부 들어서도 반전시키지 못한 모습입니다.
 
이 교수는 "지금 일자리 문제는 대기업도 신규 채용 시 경력자를 위주로 채용하는 등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줄고 있는 것"이라며 "시험과 자격증을 준비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도전성은 용기도 필요하지만 잘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인턴십 프로그램을 많이 만드는 등 (노동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도 "AI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이야기와 생긴다는 이야기가 모두 있지만, 새로운 일자리는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정부가 말로만 하지 말고 이런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청년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2030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AI 교육·일자리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AI 자체는 큰 변수가 아니다. 노인 취업이 늘어나면 청년 취업이 줄어드는 풍선효과도 있을 수 있다"며 "AI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라 자기 기술이 아니고 오히려 기업에서는 경력 중심의 채용을 선호해 신입 청년 취업률이 줄고 있다. 그러므로 취업연계형인턴제나 직무연계전공제 등이 확대 운영되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주거비 부담도 청년층의 어려움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청년층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데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84%, 전세가격은 0.74% 상승했습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전월보다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오름세는 이어졌습니다.
 
물가 역시 부담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안팎의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으며, 향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앞으로 물가는 환율 하락에도 유가 반등과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압력의 전이가 확대되고 수요 측 압력도 점차 커지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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