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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 뒤늦은 '망중한'
부산저축銀 수사 마무리 후 못간 휴가 떠나
2011-11-16 13:24:26 2011-11-16 13:25:4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올해 농사는 일단 끝났다고 봐야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가 뒤늦은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지난 2일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되자 잠깐 짬을 내 그동안 못간 휴가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 등의 수사결과 발표 후부터 중수부 소속 과장이나 연구관들이 교대로 휴가를 다녀왔거나 휴가 중이며, 최재경 중수부장도 14~15일 이틀 동안 휴가를 다녀왔다.
 
대검 중수부는 지난 3월부터 8개월간 9조원대의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수사하면서 박연호 회장 등 42명을 구소기소하고 34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76명을 기소했다.
 
이 중에는 특히 부산저축은행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관계 인사가 수두룩하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알선수재)로 옷을 벗고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최근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7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역시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은 검찰로부터 징역 1년6월을 구형받고 오는 25일 법원의 선고를 앞두고 있고,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내달 중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대검 중수부는 특히 은 전 감사위원 등 정관계로비 관련 인사에 대해 법원이 잇따라 유죄 선고를 내리고 있어 고무된 표정이다.
 
이 관계자는 "굵직굵직한 전현직 정관계 고위층을 기소하고 유죄판결을 받아내는 등 나름대로 성과는 있었지만 이번 수사를 통해 정책과 금융당국의 잘못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서민들이 어렵게 저축한 돈을 자기 돈인 양 마음대로 퍼다 쓴, 서민을 등친 사건인데도 세간의 관심이 '어느 거물이 구속됐다'는 사실에만 쏠린 것 같아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고 수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캄보디아 건이 아직 남아 있고, 부산저축은행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공소를 유지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사건이 없는 상황이다. 
 
덕분에 8개월에 걸친 수사 기간동안 휴가는 고사하고, 추석 연휴에도 사건에 매달려야 했던 대검 중수부가 뒤늦은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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