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으로 승승장구
폴라로이드 철수 이후 즉석카메라 시장서 성공가도
2013-01-13 13:38:34 2013-01-13 13:40:55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업계에 '아날로그 감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이 최대 1300만 화소에 이르는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사실상 콤팩트 카메라와 대등한 기능을 갖춰 카메라 업체들의 시름이 커진 상황. 반면 이 와중에도 '즉석카메라' 시장을 공략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후지필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즉석카메라 시장의 유일한 생존자인 후지필름은 지난 2008년 폴라로이드사가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연평균 39%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4년간 스마트폰 시장의 평균 성장률(30%)을 넘는 수치다. '아날로그 감성'에 어필하는 제품들을 중심으로 경쟁업체들보다 월등한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세계적으로 200만대의 즉석카메라가 팔려나갔고, 한국에서는 35만대가 팔렸다. 후지필름은 현재 '인스탁스 미니8' 등 미니 라인 4종과 와이드 라인 1종 등을 주력으로 총 3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후지필름, '아날로그 감성'의 최대 수혜자
 
즉석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사진을 찍는 순간 바로 사진이 나온다는 점이다. 사용자의 추억을 기록하는 도구로서 컴퓨터 파일로 저장된 사진보다 '종이 사진'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후지필름은 이를 '디지털 시대의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라는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다.
 
또 후지필름은 주 고객층을 여성으로 설정해 집중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초기 전자양판점을 통해 디지털 카메라와 경쟁했던 유통채널을 여성들이 자주 찾는 교보문고, 아트박스, 컨시어지, 오픈마켓 등으로 확장한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다양한 캐릭터 창출도 판매량 신장에 일조했다.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 곰돌이 푸우, 뽀로로, 리락쿠마 등 유명 캐릭터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한 캐릭터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제품'을 개발하고, 한국에서만 오리지널, 리미티드 에디션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한 것도 판매 호조의 이유 중 하나다.
 
이창균 한국후지필름 대표는 "정보기술(IT)이 아무리 발전해도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수요와 욕구는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사한 화질, 바로 찍어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점 등 즉석카메라의 제품 특성은 여성의 감성에 더 맞기 때문에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미니8' 시리즈.
 
◇LG·캐논 등 휴대용 포토 프린터 출시
 
프린터 업계에서도 이같은 '감성 마케팅'에 발맞춰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하는 포토프린터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LG전자의 '포켓포토'는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7.2×12.1×2.4㎝)에 가벼운 무게(212g)를 자랑하는 휴대용 프린터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블루투스나 근접무선통신(NFC)으로 전송해 여권 사진 두 장 크기인 2×3인치 사진으로 바로 인화할 수 있으며 별도로 잉크나 카트리지가 필요 없어 유지비용이 들지 않는다.
 
인화지 비용도 10장에 5000원으로 즉석카메라보다 저렴하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LG 포켓포토'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 받으면 간단한 그림이나 메모를 사진 위에 써서 출력할 수도 있다.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에서도 지난해 말 스마트폰 전용 포토프린터 '스토리샷 S100'을 출시했다.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에도 연결할 수 있다. 염료승화 방식을 통해 사진을 뽑아낸다. A6 크기의 사진은 코팅 작업을 포함해 55초 내에 인쇄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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