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실적 선방한 '애플'..위기 우려는 지속
아이폰 3740만대 · 아이패드 1950만대 판매
배당 · 자사주 매입 확대
2013-04-24 16:08:00 2013-04-24 16:10:40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애플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향후 매출 전망부진과 신제품 부재 등으로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1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마진율을 가리키는 매출총이익도 지난해보다 10%포인트 하락하며 질적성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애플 실적 예상 ‘부합’..질적 성장 ‘악화’
 
애플은 23일(현지시간) 2013회계연도 2분기(1~3월) 순이익이 95억달러, 주당 10.09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116억달러, 주당 12.30달러에 비해 18%가량 줄어든 것이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 9.97달러는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대비 11%증가한 436억달러로 예상치인 423억달러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아이폰 출하량도 3740만대, 아이패드 출하량이 1950만대를 기록, 전문가들의 전망치 3600만대, 1830만대보다 좋았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애플이 이 정도 실적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마이클 요시카미 데스티네이션 웰스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일각에서는 실적이 예상치 하단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실제로 이를 상회해서 한편으론 안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안도할 뿐 이전과 같은 기대감은 드러내지 않았다. 외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 성장은 악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애플 순익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도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매출총이익률은 37.5%로 전년 동기의 47.4%에서 10%포인트 가량 하락하면서 수익성도 악화했다.
 
애플이 제시한 3분기 매출 전망치도 예상을 밑돌았다는 점도 우려를 키웠다. 애플은 3분기 매출 전망을 예상치 384억 달러에 못 미치는 335억~355억 달러로 제시했다. 매출총이익률도 36∼37%로 제시해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자 달래려는 애플, 배상금 늘리고 자사주매입 확대 
 
애플은 또 최근 주가 폭락에 분노하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처방도 내놨다.
 
자사주매입 규모는 종전의 1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증가한 600억 달러로 확대하고 배당률을 15%까지 늘리기로 한 것이다.
 
애플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9월 이후 주가가 43% 추락한데 따른 투자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은 진단했다.
 
브라이언 코렛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은 예상대로였으며 더 큰 뉴스는 자사주매입 발표와 애플이 현금잔고를 활용할 의향을 나타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앞으로 매년 회사 경영과 현금사정 등을 감안해 자본 환원 프로그램에 대해 재검토할 것이며 경영상황이 더 나아질 경우 추가로 이익 환원을 늘릴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린라이트 캐피털 대변인은 "애플의 결정을 환영하지만 몇 달 전에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애플 경영진과 이사회가 향후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가 회복 열쇠는 '신제품'..확신 어려워  
 
그러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월가 전문가들은 애플이 투자자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할 길은 신제품 출시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트립 초드리 글로벌에쿼티 리서치 이사는 “자사주 매입을 확대했지만 이는 응급처치와 같은 것”이라며 “주가 회복은 신제품 출시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애플이 시장 기대를 만족시킬만한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과 2014년에 걸쳐 신제품이 출시되며 올 가을에 놀라움을 선사하겠다”고 장담했지만 향후 몇 개월 이내에 출시 계획은 없다고 언급해 실망을 더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신제품 역시 혁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브스는 애플이 개발하는 스마트워치나 애플TV 등이 혁신을 되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교체설이 돌던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거취 문제도 계속 제기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신흥시장 공략도 애플의 과제로 꼽힌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이외의 시장은 접근조차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 문스터 파이퍼 제프리 이사는 “앞으로의 의문점은 애플이 신흥시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하느냐에 있다”며 “향후 애플이 제품에 대한 사안 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얼마나 돌려줄지 여부도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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