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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위기 끝난 줄 알았지?..9월까지 안심 못 해
2013-08-22 13:24:06 2013-08-22 18:25:29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전력위기의 고비라던 8월 셋째 주는 넘겼지만 전력난은 아직 안 끝났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크다. 9월에도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예상되고 21일에는 한빛 원자력발전소가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데다 일부 화력발전소도 정비가 예정돼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기 때문이다.
 
21일 전력거래소는 오후 1시33분부로 전력수급 경보 '준비'를 발령했다가 2시간 만에 전력경보 관심을 냈다.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빛 원전6호기(100만㎾급)가 원자로 냉각재 펌프 고장으로 갑자기 가동을 중단해 예비전력이 100만㎾나 부족해져서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22일에도 오전 11시부터 전력경보 준비를 발령했으며, 전력 예비력이 327만㎾까지 떨어지면 전력경보 관심이 발령될 수 있다고 예보했다. 정부는 애초 8월 셋째 주만 넘기자고 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전력수급은 여전히 불안한 셈이다.
 
◇22일 오전 11시7분부로 전력수급 경보 '준비'가 발령됐다.(사진제공=뉴스토마토)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적어도 9월까지 전력난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긴장의 끈을 놔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는 예년보다 유난히 기온이 높은데다 일부 원전과 발전소가 정비에 들어가면 전력공급이 생각만큼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상청 관계자는 "9월 중순까지는 우리나라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있어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9월 하순에 가야 날씨가 조금씩 선선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력당국 관계자 역시 "기온이 지금 같아서는 9월에도 무더위가 계속될 텐데 2011년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가 9월15일에 왔듯 사실상 9월이 끝날 때까지는 계속 전력난의 고비"라며 "9월에도 전력수급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9월을 대비한 절전대책은 미처 마련하지 못했다. 전력당국은 9월27일까지를 비상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해놨지만, 하계 절전대책 대부분이 8월에 종료된다. 더군다나 정부가 그동안 쥐어짜기 절전을 강요해 국민과 산업계의 반발이 큰 상황이라 절전운동을 계속 유지하자고 할 처지도 못 되는 형편이다.
 
특히 잇따른 발전소 고장과 예방정비는 전력수급을 더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21일 한빛 6호기가 고장으로 가동을 멈춰 당장 100만㎾나 전력공백이 생겼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펌프가 문제라지만 언제 재가동될지 알 수 없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가동현황(22일 기준)(자료제공=한국수력원자력)
 
또 오는 26일부터는 한빛 원전1호기(95만㎾급)가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 운전을 중단할 예정이며, 9월에는 한울 원전1호기(95만㎾급)도 정비가 계획됐다. 한빛 6호기가 9월까지 복구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300만㎾나 전력이 모자라게 된다.
 
화력발전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말부터 서인천 복합화력발전소 7호기 등을 비롯 10여기의 발전소가 정비에 들어간다. 정비에 들어간 발전소 전체의 총 발전량은 400만㎾ 규모로 원전 3기가 중단되는 것과 같은 효과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아직 뚜렷한 대책을 마련해 놓지 못한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절전대책과 수급관리를 8월말까지 계속하고 기온과 전력상황을 봐서 차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매년 전력상황을 보면 9월에는 비교적 전력 예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원전 등 발전시설 유지·관리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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