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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밀어내는 강남4구…소형주택 공급 '뚝'
서울시 의무공급 근거 사라져…"중대형 위주 공급 증가할 것"
2015-10-21 14:55:59 2015-10-21 15:27:58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분양물량은 쏟아지고 있지만, 최근 시장 니즈가 높은 전용 59㎡ 미만 소형주택 공급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이나 저소득층의 강남권 진입이 점점 더 불가능 해지고 있는 셈이다.
 
21일 온나라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전국 기준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총 4만17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7245건)보다 10.89% 늘어났으며 5년 전 같은 기간(2만5042건)에 비해서는 40.08%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올 들어 9월까지 6892건이며 전년동기(4388건)대비 36.33%, 5년 전 동기(2251건)대비 67.33% 늘어났다.
 
소형 주택의 거래량 증가는 2~3인 가구 증가와 비례하는데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2~3인 가구는 790만1034가구로, 전체 가구(1735만9333가구)의 45.5%에 달한다. 또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 자료를 보면 2~3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에 비해 ▲2015년 48.0% ▲2020년 50.0% ▲2025년 51.7%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소형주택 청약경쟁률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월 분양한 '세종시 우남퍼스트빌' 전용 50㎡는 평균 4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 단지 평균 경쟁률(11대 1)을 크게 웃돌았다. 앞서 7월 공급된 '공덕 더샵' 전용 19㎡의 경우 2가구 모집에 총 387명이 몰리면서 193.5대 1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됐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에도 서울 강남권은 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10년(2006년 1월1일~2015년 10월20일)간 강남4구에서 공급된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1만6007가구) 가운데 전용 59㎡ 미만 소형가구 비중은 1.65%에 불과한 265가구로 조사됐다. 이 기간 공급된 공공분양이나 일반분양 물량을 더하더라도 2%도 채 안 되는 수준(261가구, 1.98%)이다.
 
연내 강남권에서 공급될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소형을 보기 힘들다. 이번 주말 삼성물산(000830)이 공급하는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서초우성2차)'의 경우 전용 84~134㎡로 구성되며 내달 대림산업(000210)이 시공하는 '아크로 리버뷰(신반포5차)'와 GS건설(006360)이 선보이는 '신반포 자이(반포한양)'은 각각 전용 59~84㎡, 전용 59~153㎡ 등으로 공급된다.
 
그나마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상아3차, 전용 49~124㎡)'나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전용 39~130㎡)'에서 소형이 공급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공급가구 수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조합원 물량을 기준으로 추정해보면 각각 4.30%(4가구, 전체 93가구), 14.31%(223가구, 전체 1558가구)에 불과해 공급가구 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건설 관계자는 "강남권에서는 주거용 오피스텔도 잘 나오고 전용 59㎡를 아파트의 미니멈 사이즈로 여기는 추세"라며 "비단 강남권뿐만 아니라 대형건설사의 메이저 브랜드로는 소형 일반공급 자체가 보기 드물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초동 S공인 관계자는 "작년 국토교통부가 소형주택 의무공급 비율 개선을 발표하고 관련 조항을 삭제함에 따라 서울시에서 지정해 오던 소형주택 의무비율 근거가 사라졌다"며 "대형주택 수요가 많은 강남4구 등은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소형주택 공급을 더욱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풍성한 반면 서민·저소득층을 위한 소형 주택은 보기 드물다. 사진은 서울 강남·송파 지역 아파트. 사진/뉴시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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