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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 vs. 영실업…완구시장 1위 쟁탈전 4라운드 막올랐다
영실업, '베이블레이드'로 도전장…터닝메카드의 손오공 '여유만만'
2016-04-13 12:51:10 2016-04-13 12:51:50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국내 완구시장 패권을 놓고 손오공(066910)과 영실업의 4라운드 막이 올랐다. 10여년 넘게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하게 라이벌 구도를 이어온 가운데, 영실업은 팽이완구 '베이블레이드 버스트'를 앞세워 1위 탈환에 나선다. 손오공은 '터닝메카드'의 신화로 수성전에 나선다는 각오다.
 
엎치락뒤치락…손오공 대 영실업 '2승1패' 
 
양사 간 1라운드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오공은 팽이완구 '탑블레이드'를 선보이며 남아 완구시장 강자로 우뚝 섰다. 당시 해당 제품은 1700만개 이상 판매되며 단일 품목으로만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2009년 영실업이 '또봇'을 출시하면서 손오공은 패권을 내놓게 된다. 또봇은 변신자동차 캐릭터로, 2010년 4월부터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영실업은 TV 애니메이션과 제품 출시가 동시에 이뤄지는 마케팅을 통해 국내 완구시장 판도를 바꿔놨다. 2009년 208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이 2013년 761억원으로 3배 넘게 상승했고, 2014년에는 1174억원으로 껑충 뛰며 업계 1위 자리도 꿰찼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 영실업과 달리 손오공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며 극심한 부침에 시달렸다. 영실업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변신자동차인 '카봇'을 내세웠지만 이미 대세로 자리한 또봇에는 역부족이었다.
 
영실업의 승리는 지난해 다시 뒤집혔다. 5년 넘게 전성기를 누려온 또봇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후속작으로 내놓은 '바이클론즈'는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 못했다. 와신상담하던 손오공은 자동 변신 완구 '터닝메카드'를 선보이며 완구시장을 평정했다. 터닝메카드는 계속되는 품절 사태로 중고 장터에서 웃돈을 주고 살 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수급을 조정한 손오공의 전략도 빛을 발했다.  
 
터닝메카드에 완구시장을 내준 영실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목표 매출액으로 1500억원을 제시했지만, 결과는 절반 수준인 771억원에 그쳤다. 2014년 대비 30%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75% 수직 하락했다.
 
반면 손오공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액은 1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104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터닝메카드가 시장을 휩쓸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개선됐다. 앞서 또봇과 마찬가지로 제품 출시와 함께 이뤄진 TV 애니메이션의 효과가 컸다. 
 
4라운드 진검승부…또 한번의 격돌
 
올해 양사는 또 한 번 완구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정면 대결을 펼친다.
 
영실업은 손오공의 탑블레이드를 정면으로 겨냥해 본격적인 배틀 완구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영실업의 올해 주력 제품인 베이블레이드 버스트는 일본 애니메이션 제목이자,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팽이 이름이다. 베이블레이드는 팽이의 줄을 감는 기계가 따로 있고, 3단으로 분리된다.
 
영실업은 일본 타카라토미 디라이츠와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제품 출시에 나섰다. 영실업은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버전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며, 배틀 완구시장 장악을 목표로 세웠다. 
 
제품 흥행몰이를 위해 손오공이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탑블레이드 대회와 유사한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파워배틀 와치카'를 출시해 배틀 완구시장에서의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도 내놨다.
 
영실업 관계자가 블레이드 버스트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영실업
 
손오공은 영실업의 도전에 맞서 5월 터닝메카드 시즌2 방영에 나선다. 또 터닝메카드 테이머 배틀 대회 개최 등을 통해 터닝메카드 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메카니멀의 크기와 형태를 다양화하며 라인업도 늘린다. 손오공은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기존 메카니멀보다 2배 이상 큰 점보 시리즈를 내놔 아이들 인기를 독차지했다. 최근에는 2가지의 메카니멀이 합체하는 그리폰과 스핑크스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현재 애니메이션으로 방영 중인 헬로카봇 시즌3 제품도 출시해 터닝메카드를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손오공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방영에 맞춰 신제품 출시를 지속하면서 지난해 인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닝메카드 배틀대회 모습. 사진/손오공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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