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영국 재무부장관 조지 오스본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경기 침체와 기업 이탈을 막기 위해 법인세율을 기존 20%에서 15%로 낮추겠다고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오스본 장관은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최선을 다해 앞에 놓인 일들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한 5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이 가운데 하나로 법인세 인하를 언급했다. 오스본 장관이 브렉시트 결정 이후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매우 경쟁력 있는 경제를 만드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며 낮은 법인세와 국제 협력 강화를 대책으로 제시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장관. 사진/뉴시스·AP
법인세 인하 이외 대책으로는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유치 ▲은행대부 지원 ▲북부 지역 투자 노력 강화 ▲금융 신뢰도 유지 등을 꼽았다.
오스본 장관은 특히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법인세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영국이 법인세를 현재 12.5%인 아일랜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는 다른 유럽 국가들의 연쇄적인 법인세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세분야 고위관계자는 “영국이 브렉시트 후 공격적인 조세 정책을 편다면 조세회피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스본 장관은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를 연상시키는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영국은행의 역할도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스본 장관은 앞서 2020년 재정 흑자 달성 목표도 철회했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사표현이다.
영국은행은 오는 5일 금융정책위원회(FPC)를 개최한다. FT는 영국은행이 은행의 유보금 증가 조치를 철회하고 은행대출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자금 조성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스본 장관은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위해 올해 말 직접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경기 부양을 위해 차기 총리가 철도 분야 투자를 계속할 것도 요청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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