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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위 "올해 대·중소 임금격차 해소 중점 추진"
최대 15개 대기업 임금격차 해소 협약 체결 목표…상생협력 모델 자율적 도입 유도
임의가맹형 체인사업·폐목재 재활용업 중기 적합업종 재지정
2018-04-17 16:55:19 2018-04-17 16:55:19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4기 출범식을 열고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를 올해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대기업과 협력사가 격차해소 협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협약 이행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도 적극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50차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권 위원장은 "동반위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와 중소기업 적합업종 합의 도출에 역할이 제한되면서 대·중소기업 사이의 갈등을 풀고 민간 합의를 도출하는 근본 미션 수행에 미흡했다"면서 "기존에 맡고 있던 사업 외에도 동반위 차원에서 사회·경제적인 상생협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임금격차 해소 운동을 올해 핵심 과제로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동반위는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문제를 한국 사회 양극화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동반위 차원에서 지속적인 임금격차 해소 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권 위원장은 "중소기업에서 대부분의 일자리가 창출되는데 임금 격차로 인해 중소기업이 매력적인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청년실업과 출산율 저하, 중산층 약화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반위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동반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해소 협약' 체결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동반위 참여 위원사를 중심으로 올해 안에 최대 15개 대기업 참여를 유도하고 관련 중소기업이 함께 하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참여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와 원·부자재가격 인상 등의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는 '제값 쳐주기' ▲수위탁·하도급 거래의 제반 대금을 법정 기일 이전에 지급하는 '제때 주기' ▲상생결제시스템을 활용해 협력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고 이를 2~3차 협력사까지 확산시키는 '상생결제로 주기'를 준수해야 한다.
 
이 외에도 회사의 상황에 따라 ▲대기업의 임금인상분 일부를 협력사 연봉인상 보전에 지원하는 '연대임금형'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전용기금을 출연하는 '임금지원형' ▲장비 도입 등 비용 지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임금격차 해소를 유도하는 '지불능력 개선형'을 자율적으로 도입하도록 할 방침이다. 동반위는 협약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동반성장지수 개편에 운동 참여 실적을 대폭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참여 대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권 위원장은 "일부 대기업이 해외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불만을 토로한 만큼 선뜻 참여 의사를 밝힐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협력사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경쟁력 없는 회사로부터 납품을 받아서 세계 시장에서 성과내기 힘들다는 부분을 강조하면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 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1차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임의가맹점형 체인사업'과 '폐목재 재활용업(우드칩)'을 선정하고 대기업의 사업 확장과 진입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임의가맹점형 체인사업은 롯데마트가 지분을 보유한 하모니마트를 통해 신규 지점을 열고 주류를 납품하는 경우가 대표적 문제사례로 꼽힌다. '임의가맹점형 체인사업'과 '폐목재 재활용업' 모두 지난 2월로 적합업종 권고기간이 만료됐지만 이번 지정으로 권고기간은 오는 2021년 2월까지 3년 더 연장된다.
 
동반위가 지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중 47개 업종의 일몰 유예 만료가 다가온 데 대해 권 위원장은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통과가 국회 공전으로 지연되고 있지만 만료 시점인 6월 말 안에는 확정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상생 협력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할 경우 지정 해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반위의 재원 조달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치중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추구하는 기구 성격을 감안하면 올해 기준 동반위 예산 58억원 중 20억원을 전경련이 출연하고 중기중앙회에서 1억원을 내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양쪽이 비슷한 수준으로 참여하고 부족한 부분을 정부가 부담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예산에 대해서는 협의 중으로, 연말 쯤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출범한 4기 동반위원들의 편향성 우려에 대해서는 "특정 시민단체 출신 4명이 포함됐다는 일부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경영학자 일변도였던 기존 공익위원들의 전공이 경제, 법학으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이날 논의 과정을 보면서 위원 구성이 잘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4기 출범식을 갖고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를 올해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권기홍 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여섯번째)이 이끄는 4기 동반성장위원회 위원들이 출범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동반성장위원회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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