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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스마트폰으로 확산…삼성·LG 점유율 상승 기대
ZTE 미국 부품 수입 못해…생산 차질 불가피
중국산 대신 한국 스마트폰 찾을 가능성 높아
2018-04-19 20:15:14 2018-04-19 20:15:1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스마트폰으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 중싱통신(ZTE)에 미국 기업들과 거래 금지 조항을 발표하면서 ZTE의 미국 스마트폰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라이벌인 ZTE가 통상갈등에 휘말리면서 국내 스마트폰업계는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9일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ZTE가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로 ZTE는 2025년 3월13일까지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등 부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됐다. ZTE는 스마트폰·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의 25~30%를 미국에서 조달한다. 시장조사업체 IBS는 ZTE가 지난해 미국에서 15억~16억달러 상당의 반도체를 구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당장 부품공급 문제에 맞부딪치며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일단 통신장비와 부품 거래에 한정됐지만 구글까지 제재조치를 이행할 경우 ZTE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OS 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85%, 애플의 ios가 14.7%를 차지한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벗어나는 순간 ZTE의 스마트폰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MWC 2018 ZTE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ZTE는 미국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은 4위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3년 점유율이 4.6%에 불과했지만 중저가 제품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뉴욕에서 접었다 펼 수 있는 접이식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등 기세를 높이며 점유율도 9.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판매량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것이 업계의 전반적 시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미국에서의 성장 전망이 어두워져 새로운 전략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ZTE의 경쟁력 약화로 국내 스마트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시장에 각각 4410만대, 2890만대를 출하했다. 점유율로는 삼성전자가 25.9%, LG전자가 16.9%였다. 33%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애플 텃밭에서 선전 중이었지만 ZTE가 4년 사이 출하량을 2.5배 늘리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통상갈등을 틈타 국내업체들이 판매량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시화될 수 있다"며 "향후 미국이 ZTE에 대해 추가적인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의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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