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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성과 난다는 '장', 아니라는 '김'
장하성-김동연, 또 엇갈린 경제진단…김동연 "대통령께 사의표명"
2018-11-06 17:15:24 2018-11-06 17:15:24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경제 투톱’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목소리가 또 엇갈렸다. 현재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김 부총리는 “국제 상황을 봤을 때 대외리스크 관리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지만 장 실장은 “내년에는 성과를 낼 것”이라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내년에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공정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 실장의 발언에 대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금은 경기 하방 위험 가능성이 크다”면서 “어떻게 우리 경제의 모멘텀을 돌릴까에 다 같이 신경을 써야할 때로,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낙연 국무총리나 저나 경제문제에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장 실장은 같은 시각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경기둔화나 경기침체라는 표현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국가경제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표현은 과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과거 한국경제나 세계경제가 경제위기라고 규정한 것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정도”라고 부연했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을 문재인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최저임금인상이 음식점과 소매업 등 일부 업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당장은 어려움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수요를 확충해 성장의 축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기존의 투자와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정책이 이미 한계에 다했음을 지적하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드러날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 안팎에서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동반 교체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 부총리는 사의표명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질문에 “고용상황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그간 경제 및 일자리 악화 상황에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언급했지만, 사의표명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등 시급한 경제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김 부총리 경질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한 달 이상 경제수장 공백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장하성 실장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곤두박질쳤는데, 김 부총리까지 물귀신처럼 세트로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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