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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서 땀 흘리고 뒤척이는 우리 아이 수면무호흡 의심
단순한 잠버릇으로 넘기기 십상…방치하면 성장·학습장애 유발할 수도
2019-02-12 06:00:00 2019-02-12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잠이 보약'이란 말처럼 수면은 성인과 소아 가릴 것 없이 사람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하지만 아이가 자면서 계속 코를 골거나 코를 골지 않아도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단순한 잠버릇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이 같은 증상이 계속된다면 성장 및 학습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수면무호흡증일 수 있어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은 성인질환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소아에게도 적지 않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소아청소년은 5%를 차지했다. 
 
소아 무호흡증은 주로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커져 기도를 좁게 만들어 발생한다. 기도가 좁아지면서 뇌는 수면 중에도 호흡곤란이 올 것에 대비해 무의식적으로 각성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피곤이 누적되고 짜증이 늘며 과잉행동과 주의력 결핍, 공격성과 같은 행동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또 깊은 숙면 시 배출되는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나오지 않아 성장 및 학습장애를 유발한다. 
 
때문에 소아의 수면무호흡증은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다. 성인 수면무호흡증은 심한 코골이를 동반하지만 소아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코골이가 없는 경우도 있고, 무호흡보다 저호흡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코골이가 없다 해도 자면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심하게 뒤척인다면 수면다원검사 등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아이의 수면무호흡증을 비롯한 수면장애 진단은 수면다원검사를 비롯해 문진과 부정교합 및 안면모양 특성 확인, 아데노이드 비대를 확인해 진단한다. 수면다원검사는 8시간 이상의 수면 중 뇌파, 안구운동, 근긴장도, 심전도, 산소포화도, 코골이 등을 확인하는 검사로 수면의 질과 수면 중 신체 전반의 문제를 진단하는 검사다. 건강보험 급여화로 검사 비용이 이전보다 80% 정도 저렴해졌다.
 
소아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이 최선으로 꼽힌다. 소아에게는 주로 PITA 수술을 적용하게 된다. 기존 편도절제술이 편도가 붙어있는 피막과 근육층까지 제거했다면 PITA 수술은 편도 조직만을 제거하면서 보호막과 같은 편도 피막을 보존해 다른 조직에 상처를 주지 않아 출혈과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PITA 수술은 수술 시간도 15~20분 정도로 짧고 회복도 빨라 수술 후 3일이 지나면 식사까지 할 수 있다. 
 
이건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라며 "아이의 수면 양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 조금이라도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전문의와 상담받을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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