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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센다, 과잉처방 논란 불구 국내 석권
지난 4분기 국산약 밀어내고 선두 차지…의료계는 오남용 우려
2019-02-24 06:00:00 2019-02-24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세계 1위 비만치료제 노보 노디스크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국내 진출 단기간에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뒤 4분기 시장 양강 일동제약 '벨빅(성분명: 로카세린)'과 대웅제약 '디에타민(성분명: 펜터민)'을 밀어내고 선두에 올랐다. 의료계에서 오남용 우려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돌풍을 이어갈 듯 보인다.
 
21일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삭센다는 지난해 4분기 5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20억원 중반대 매출을 기록한 기존 선두 벨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삭센다와 벨빅의 매출이 169000만원, 2472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삭센다의 성장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연간 매출액 75억원은 벨빅(98억원)과 디에타민(89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해당 실적 대부분이 판매가 본격화 된 하반기 물량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압도적 입지를 점하게 됐다.
 
삭센다는 당초 주사제라는 특성에 기인한 환자 거부감 등이 변수로 꼽혔지만, 우려를 뒤집고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특히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살 빼는 주사'로 광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며 여름철 품귀현상을 겪기도 했다. 높은 인기에 기인한 일부 병·의원들의 과잉 처방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국내 수요 파악을 마치고 물량이 안정된 삭센다의 상승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대한의사협회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사용 지침 안내나 대한약사회의 주사제 분업 적용 주장 등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당분간 삭센다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식욕억제와 지방흡수로 양분됐던 기존 치료제들과 세계 최초로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식욕 조절 호르몬인 GLP-1 유사체라는 특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삭센다 매출 상승과 함께 경쟁 의약품들의 매출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삭센다의 현재 시장 입지를 잘 드러내는 부분"이라며 "하향세를 보이던 전체 비만치료제 시장이 삭센다 등장과 함께 2017928억원에서 지난해 968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된 만큼, 올해 삭센다 흥행 지속 여부에 따라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삭센다는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식욕 조절 호르몬인 GLP-1 유사체라는 특성이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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