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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남은 임기 마치겠다" 권용원 회장에 남은 과제들
2019-10-30 18:53:44 2019-11-01 08:41:23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임기까지 마치겠다"
긴급 이사회 후 결정…"이번 사태 반복 안돼" 질타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 결정 무리 판단
금투협회장, 정회원사 직접 투표 방식으로 선출직
녹취록 구체적 내용엔 해명 안해…"변명 않겠다"
조직 개혁 필요성 제기…"12월까지 조직 혁신안 마련"
"사퇴 촉구" 사무금융노조, 추가 반발 예상
주요 현안 '산적'…거래세 인하 외 세제개편 속도내야
일정 고수하면 다음달 증권사장단과 베트남 방문
  
 
 
앵커: 최기철 앵커 
출연: 김보선 기자 
 
[앵커]
 
다음은 갑질폭언 및 여성 비하 발언으로 여론 뭇매를 맞고 있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뉴스리듬에서도 소개해드렸죠. 바로 어제 권 회장이 "임기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어제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직접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온 김보선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김 기자, 협회장이 직접 나와서 입장을 밝힌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 3시 권용원 회장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을 찾아 입장을 밝혔습니다. 1시 반을 넘기면서부터 취재진이 상당히 많이 모여들면서 사태 심각성을 느끼게 했고요. 권 회장 역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준비한 입장을 내 놓았습니다. 이번 발표는 언론의 보도 이후였던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특별히 거취와 관련해 "각계 각층에 계신 많은 분들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입니다. 현장 모습 보시죠. 
 
#현장 영상
 
[앵커]
 
발표가 있기 전 협회의 긴급 이사회가 있었고 여기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입장을 정한 것 아니겠습니다. 이사회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어제 오전에 금융투자협회의 긴급 이사회가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금투협 이사회는 비상근부회장 2명, 회원이사 2명, 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 6명과 공익이사 6명으로 구성됩니다. 
 
공개된 내용으로 분위기를 살펴보면 이사회는 협회장의 거취에 대해 가감없는 토론이 있었습니다. 협회가 금융투자업계가 가야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만큼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는 질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회원사 그러니까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선출된 회장직이기 때문에 임무나 권한의 무게가 너무 크다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또 경영에 공백이 생기면 현재 진행 중인 사안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따라서 이런 사안들을 우선 마무리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협회 측은 밝혔습니다. 
 
[앵커]
 
결국 회원사들의 생각이 반영됐다는건데. 금융투자협회장 선출 과정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금융투자협회장은 공모를 거쳐 복수의 후보를 압축하고요. 이후 임시총회에서 정회원사 대표이사 또는 대리인이 직접 투표해 선출됩니다. 회원사의 신임을 얻어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선출 방식이 자랑이기도 합니다. 당시 키움증권 사장이었던 권용원 회장은 2018년 1월 금투협 임시총회에서 241개 정회원사 투표를 통해 68.1%의 득표율로 제4대 협회장에 선출됐습니다. 임기를 마치기로 한 만큼 2021년 2월3일까지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논란이 됐던 녹취록의 내용들. 여기에 대한 별도의 해명은 없었습니까. 
 
[기자]
 
운전기사, 여성, 기자 등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 녹취돼 공개됐었죠. 지난 21일 사과문 발표 때 이미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면서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그런 만큼 녹취록 내용에 대해선 긴말을 하지 않았고요. 이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고객을 숙이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낮은 자세로 주변에서 받아들일 때까지 먼저 다가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추가로 어떤 반발들이 있을 지도 지켜봐야겠군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막말은 그 자체로 잘못이죠. 그런데 또 이렇게 직원간 녹취와 폭로가 있었다는 점에서 협회 내부의 분위기도 무거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기자실에서도 이러한 지적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의 불만과 이로 인한 불신이 더 커지지 않도록 내부를 자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주문인건데요. 여기에 대해서 답변한 걸 보면요. 협회 안에서 소위 '갑질'로 지적될 수 있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운전기사의 새벽 근무 문제가 이번에 불거졌는데 이를 포함해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전반적인 근로 여건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협회장은 저부터 솔선해 늦은 시간 회식 등도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기자들의 추가 질의도 있었는데요 권 회장은 늦어도 12월까지는 초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직원들의 명예를 실추한 것 같아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사무금융노조에서 앞서 사퇴 촉구 성명서를 내지 않았습니까. 추가적인 반발이 있을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무금융노조에는 증권, 보험, 저축은행, 카드, 공공금융, 상호금융 등 업종 소속 90여개 지부가 포함돼 있습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녹취록을 통해 드러난 발언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그동안 금융투자협회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제대로 진상을 조사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지금 즉시 금융투자협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 사무금융노조는 권 회장이 즉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 수단과 아울러 권 회장 퇴진을 위한 금융노동자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노조는 어제 입장 발표를 확인한 뒤,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일단 입장이 나왔고 이렇게 되면 협회장이 얘기했듯 진행 중인 현안들 차질이 없어야겠죠. 굵직한 현안들이 있습니까. 
 
[기자]
 
권 회장이 취임 이후 이룬 성과 중 증권거래세 인하는 높이 평가됩니다. 코스피 거래세는 기존 0.15%에서 0.10%로, 코스닥 거래세는 0.30%에서 0.25%로 내린거죠. 이게 업계의 숙원과제였기 때문에 인하율 자체는 낮았지만 점진적 인하의 한발을 뗐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던 건데요. 점진적 인하 또는 폐지의 방향으로 잘 이끌어 가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더불어 금융상품간 손익통산, 손실이월공제, 장기투자 세제우대 등 장기적인 세제개편의 방향도 잘 잡아야 합니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디폴트 옵션,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등도 금투업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책입니다. 당장 증권사 사장단과 베트남을 방문하는 일정이 계획돼 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11월에 진행이 될텐데요. 하노이와 하이퐁을 방문해 정부와 민간 투자 파트너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앞서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금융투자협회를 찾아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후속 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네 현안들도 관심있게 지켜보겠습니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폭언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폭언 논란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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