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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혁신적 변화·편안한 승차감, 현대차 ‘더 뉴 그랜저’
2019-11-21 06:00:00 2019-11-21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3년만에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그랜저’를 내놨다. 그랜저는 과거 1980~90년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현재는 제네시스 ‘G90’이나 기아자동차 ‘K9’, 수입차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 등이 그 위치를 차지하면서 다소 빛이 바랬지만 아직도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9일 더 뉴 그랜저 3.3 가솔린 모델을 시승했다.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에 풀옵션이 장착된 차량이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부근에서 남양주시 삼패동까지 약 116km 구간을 주행했다. 컬러는 녹턴 그레이에 내부는 카키 원톤이었다. 
 
지난 19일 현대차 '더 뉴 그랜저'를 시승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더 뉴 그랜저는 분명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외관부터 신차급 변화가 이뤄졌다. 특히 전면부 그릴은 티저 이미지가 공개됐을 때부터 자동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랜저 HG나 IG 모델은 무난한 디자인이었다면 더 뉴 그랜저는 파격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파라매트릭 쥬얼’ 패턴의 전면 그릴을 실제로 봤는데 이 정도 변화면 페이스리프트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관 디자인만 놓고 보면 기아차의 ‘K7 프리미어’가 좀 더 무난하다는 생각이다. 
 
반면, 더 뉴 그랜저의 인테리어는 만족스러웠다. 넓고 길게 뻗은 수평적 디자인은 고급 라운지에 앉아있는 듯 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옆에 같은 크기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은 깔끔한 이미지를 선사했다. 신형 쏘나타에서 이미 적용된 전자식 변속버튼과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공조 컨트롤러는 그래픽이 구현돼 클러스터와 더불어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더 뉴 그랜저의 공조장치와 버튼식 기어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뚜껑을 열면 스마트폰 무선 충전 및 USB 연결이 가능하다. 사진/김재홍 기자
 
다만 버튼식 기어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버튼식 기어는 일반적인 기어봉이 달린 방식에 비해 공간 활용도는 높지만 운전하는 묘미는 다소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면서 차량을 이동시킬 때 아쉬움이 더했다. 
 
고급 가죽소재의 시트와 64색 앰비언트 무드 조명 등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과거 그랜저에 비해 젊어졌다. 다만 제네시스 G70이나 G80과 비교하면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덜했는데 아무래도 더 뉴 그랜저와 제네시스 간 급을 확실히 나누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차량을 탑승했을 때 뒷좌석 공간이 매우 넓었다. 올해 IG, IG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지만 확실히 공간이 넓어져 뒷좌석 탑승객이 여유있게 탑승할 수 있을 정도였고 동승했던 기자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더 뉴 그랜저 뒷좌석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했다. 가속페달을 밟고 서서히 속도를 올렸는데, 차량은 부드럽게 나아갔다.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넉넉한 힘을 체감했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가벼웠지만 주행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고속도로로 진입해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속도를 높였는데 고속에서도 소음이 커지거나 흔들리지는 않았다.
 
다만 주행모드 변경 버튼이 공조장치 버튼 사이에 있어 조작할 때 불편했다.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다보니 전방 주시를 하지 못하고 버튼 위치를 봐야 했다. 정숙성은 뛰어났는데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더 뉴 그랜저는 후면 유리 두께 증대, 후석 차음유리 확대 적용, 하체 보강 등을 통해 한 차원 개선된 실내 정숙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더 뉴 그랜저의 주행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가속 성능은 좋았지만 제네시스 G70이나 아우디 A6에서 느꼈던 가속감까지는 아니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을 작동시켰을 때 시승 차량은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필요 시 속도를 줄이거나 높였다. 기존 모델에서는 HDA 기능이 고속도로에서만 작동했지만 더 뉴 그랜저에서는 자동차 전용도로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시승 모델의 복합 연비는 9.7km/l이며, 시승에서는 9.1km/l이 나왔다. 차량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고속주행이 많았던 게 원인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시승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시승 모델이 3.3 가솔린 캘리그래피 풀옵션이었고 가격이 5000만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2.5 가솔린 모델에 대한 체감을 하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 
 
직접 주행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전면부 독특한 그릴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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